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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속도조절…한은 금리 동결 가능성 커졌다

등록 2023.02.02 07:35:00수정 2023.02.02 07: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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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1.25%포인트로 확대

파월 의장 '물가 둔화' 첫 언급…긴축기조는 유지

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인상 중단으로 해석

금통위원 6명 중 4명 "속도조절 필요"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2022.12.15.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 목표 달성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2022.12.15.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물가둔화'를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미 최종 금리 수준에 육박한 한국은행 역시 이번 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31~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4.25~4.5%에서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지난해 12월 '빅스텝'으로 보폭을 낮췄다. 이후 올해 첫 FOMC에서 인상 속도를 더 줄인 것이다.

물가 상승세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베이비 스텝'을 단행했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을 경고하며 금리인상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처음으로 '물가 둔화'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을 키웠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며 "양적긴축(QT)도 상당한 규모로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적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팔아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또 "아직 초기 단계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둔화)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폭이 축소된 데다, 물가 둔화를 언급한 만큼 사실상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40년 만의 최악인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이번 달 2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물가가 5%대로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시장금리도 상당폭 하락한 데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낮아지는 등 시장 전반의 불안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원들 상당수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부정적이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추가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 위원은 2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4명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추가 금리인상 반대 입장을 보인 한 금통위원은 "그동안의 금리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으며, 올해 경기가 당초 예상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 금리수준이 상당히 긴축적"이라며 "그동안 긴축기조를 강화해 온 주요 이유였던 물가상승률도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완만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려 한미 금리차가 1.5%가 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시장 흐름으로 볼 때 감내할 만한 수준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미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경우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해 수입 물가가 오를 경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물가가 반등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미 금리차 확대에도 자본유출이나 원화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이번달 회의부터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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