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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례적 '반대표' 보도…통일부 "선거권 보장과 거리 멀어"(종합)

등록 2023.11.28 11: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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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 보도

매번 '찬성 100%' 자랑하던 과거와 달라

통일부 "대중 의사 표명한 것처럼 보이려고"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일을 맞아 룡성기계연합기업소에 마련된 함경남도 제55호 선거구 제26호 분구 선거장에서 투표했다고 2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11.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일을 맞아 룡성기계연합기업소에 마련된 함경남도 제55호 선거구 제26호 분구 선거장에서 투표했다고 27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11.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 관영매체가 이번에 실시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반대표가 나왔다고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시행된 도·시·군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 도 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에 대해 '찬성'에 투표한 선거자는 99.91%, '반대'에 투표한 선거자는 0.09%라고 밝혔다.

시와 군의 경우 찬성표와 반대표가 각각 99.87%, 0.13%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2만7858명이 대의원으로 당선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관영매체가 선거에서 반대표가 나왔다고 보도한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북한의 선거는 당이 심사를 거쳐 정한 후보에 대해 찬반 의사를 표시하는 절차란 점에서 항상 찬성률 100%란 결과가 나왔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준으로 1960년대부턴 줄곧 찬성률이 100%를 기록했다고 보도해 왔다. 그 전엔 1956년 11월 20일 리 인민회의 선거에서 '찬성률 99.73%', 같은 해 11월27일 시·군 인민회의 선거에서 '찬성률 99.89%'로 보도된 사례가 있다.

북한이 이번에 극소수지만 반대표가 나왔다고 보도한 건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거가 진행됐다고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당국자는 "대중이 자기 의사를 충분히 표명한 것처럼 보이기 위한 것이며, 실질적인 선거권 보장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번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북한은 개정 선거법을 통해 나름의 변화를 줬다.

우선 복수 후보가 경쟁해 그 중 한명이 대의원 최종 후보가 되도록 해 명목상이지만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또 투표장에 찬반 표시가 색깔로 구분된 2개의 투표함을 두도록 했다. 단일 후보자에 대해 찬성 시 백색 투표함, 반대 시 흑색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도록 한 북한식 '흑백투표'다. 기존엔 한 개의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집어넣되 반대할 경우 이 종이에 선을 그어서 넣어야 했다.

북한은 이번 선거가 민심을 잘 반영한다면서 '국가의 인민적 성격을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당국자는 색깔이 다른 찬반 투표함과 관련해 "가시적으로 눈에 보이게 공개투표를 실시한 것인데, 이런 식의 공개투표가 자유로운 민주국가에서 볼때 얼마나 이상한 모습으로 보일지에 대한 인식 없이 노동신문에 사진을 게시한다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투표장엔 초록색(찬성), 빨간색(반대) 투표함이 설치됐다. 선거위원들은 주민들에게 무조건 파란색 함에 투표용지를 넣으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편 신문은 선거자 명부에 등록된 전체 선거자의 99.63%가 투표했다고 밝혔다. 기권한 선거자가 0.000078%이며 "다른 나라에 가있거나 먼 바다에 나가 투표하지 못한 선거자"가 0.37%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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