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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체결 전 입주 뒤 잔금 미지급…위자료 청구될까?[법대로]

등록 2024.02.03 09:00:00수정 2024.02.03 12: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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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매계약 체결에도 잔금 미지급

퇴거 땐 에어컨 등 물건 가져가 벌금형

집주인,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남은 계약금 및 물건 값만 지급"

"손해배상으로 회복"…위자료는 기각

[서울=뉴시스] 매매계약 체결 전 아파트에 입주했지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됐다면 매수인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 법원은 손해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법원. 뉴시스DB

[서울=뉴시스] 매매계약 체결 전 아파트에 입주했지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됐다면 매수인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 법원은 손해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법원. 뉴시스DB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매매계약 체결 전 아파트에 입주했지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됐다면 매수인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 법원은 손해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판단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22년 5월28일 전북 완주군에 있는 A씨의 아파트를 3억원에 매매하기로 계약했다. 두 사람은 대금 중 계약금은 3000만원, 잔금은 2억7000만원으로 설정했다.

B씨는 이보다 사흘 앞선 같은 달 25일부터 이미 아파트에 입주해 있었는데, 계약 당시엔 계약금 3000만원 중 500만원만 지급했다. B씨는 잔금 지급일까지 합계 1000만원만 지급했을 뿐 나머지 2억9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B씨에게 계약금 2000만원과 잔금 2억7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B씨가 이에 불응하자 같은 해 11월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B씨는 계약 해제를 인정하면서 A씨에게 미지급한 계약금 2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이행각서를 작성해 줬다.

이 밖에도 B씨는 아파트에서 퇴거하면서 에어컨 2대 등 총 695만원 상당의 A씨 물건을 임의로 가지고 간 혐의로 약식기소됐고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되기도 했다.

A씨는 지급받지 못한 계약금 및 물건값을 받아내기 위해 이번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미지급 계약금 2000만원 ▲물건 가격 695만원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1000만원을 요구했다.

1심은 B씨에게 미지급 계약금과 물건값을 주라고 판단하면서도 위자료 청구 부분에 대해선 A씨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민사4단독 박준범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695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B씨)는 원고(A씨)에게 약정금으로서 이행 각서에 따른 2000만원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으로서 약식명령에 따른 횡령 물건 가액(695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당했단 이유로 위자료 지급을 구하나,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에 의해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해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봐야 한다"며 위자료 청구 기각 사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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