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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이던스 없다"…관세 불확실성에 기업, 자체 실적 전망 하향

등록 2025.04.30 1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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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주요 기업들, 경제적 불확실성에 기존 내놨던 가이던스 철회

경제 상황 예측 못하는 기업인들, 통제 가능한 부분 비용 줄이며 리스크 관리


[워싱턴=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제트블루, 볼보, 스냅 등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실적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기존에 내놨던 올해 가이던스를 보류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하면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5.4.30.

[워싱턴=AP/뉴시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제트블루, 볼보, 스냅 등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실적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기존에 내놨던 올해 가이던스를 보류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하면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5.4.3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에 미국과 유럽 주요 기업들이 가이던스(자체 실적 예측치)를 철회하거나 하향 조정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제트블루, 볼보, 스냅 등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실적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기존에 내놨던 올해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GM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변화무쌍한 만큼 향후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밝혔고, 제트블루는 여름까지 여행 수요가 줄어 항공사가 매출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은 광고 시장이 침체해 플랫폼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보는 고관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올해 및 내년 실적 전망을 철회했다.

세계 최대 규모 물류회사인 UPS는 매출의 12%가량을 차지하는 아마존 배송 물량을 줄이면서 운영 인력을 2만 명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2분기 국내와 해외 사업 모두 물량과 매출 감소를 전망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크다며 연간 전망은 내놓지 않았다.

UPS의 최고경영자(CEO) 캐럴 토메는 "관세는 주요 불확실성 요소"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거시 경제 환경 속 비용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지난 100년 동안 이렇게 거대한 무역 충격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확실히 아는 사실은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기업을 평가하기 어려워지고, 월가 역시 컨센서스 제시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가이던스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예측한 실적이고, 컨센서스는 증권가에서 과거 실적, 업계 트렌드, 경제 지표 등을 기반으로 추정한 실적의 평균치다. 기업이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아도 증권가에서 컨센서스를 제시할 순 있지만, 정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 불확실성에 비용 절감 등 리스크 관리 나선 기업들…백악관 "무역정책은 '전략적 불확실성'"

가이던스가 없다는 것은 경영진들이 경제 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기업들은 현재 통제 가능한 부분의 비용을 최대한 줄여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주 아메리칸 항공, 펩시코, 프록터 앤 갬블(P&G) 등 주요 기업들은 무역 전쟁으로 원가가 상승해 고가 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소비 둔화로 여행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기업들은 큰 폭의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은행 두 곳은 미국의 지정학적·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손충당금을 늘렸다. 국제 무역에 큰 비중을 둔 HSBC는 기대 신용손실을 9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독일의 도이치 뱅크도 약 1억 4850만 달러의 충당금을 설정했다.

아디다스는 1분기 호실적에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았다. 관세가 수익에 부담을 주거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을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평가하고, 미국이 여러 국가와 무역 협상에 나서면 시장에 명확성이 생길 것이라 주장한다.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 이후 1개 국가와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무역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암시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들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규제 완화와 경기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무역전쟁으로 긴장을 높이고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인들은 실적 전망을 철회하고 지출을 줄이는 모습이다.

리더십 나우 프로젝트와 해리스 폴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0명 이상의 고위 임원 중 84%가 현재의 정치·법률 환경이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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