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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품 관세 '원점'…한국 車 한숨 돌렸다[車 관세 후퇴①]

등록 2025.04.30 11: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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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車부품 고율 관세 유예 조치

2년간 한시 적용…국내 업체 숨통

美 생산차에만 면제…수출車 제외

"결국 생산 재편 압박 가속화 전망"


[워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매콤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 중 연설하고 있다. 2025.04.30.

[워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매콤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 중 연설하고 있다. 2025.04.30.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을 일부 완화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 현실을 감안해 2년간 한시적으로 일부 부품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사실상 '관세 도돌이표'로, 한국 자동차 업계는 당장 부담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 확대 압박은 여전하다는 우려가 들린다.

美, 최대 2년 자동차 부품 관세 유예

백악관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 정부는 이달부터 시행 중인 수입차 관세(25%)에 더해 내달 초부터 자동차 부품에도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자국 자동차 업계의 부품 공급망 현실을 고려해 2년간 유예 기간을 두고, 일정 비율의 부품에 대해 사실상 면제 조치를 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는 첫해 동안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2년 차에는 이 비율이 10%로 줄며, 이에 따라 면제 가능한 관세도 축소된다.

예컨대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한 권장소비자가격 5만 달러(약 7100만원) 차량에 외국산 부품이 7500달러어치 사용됐다고 하자. 이 경우 원칙적으로 차량 부품에 대해 25%인 1875달러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유예 조치로 MSRP의 3.75%(0.25×0.15)에 해당하는 금액까지는 면제된다. 2년 차에는 상쇄율이 2.5%(0.25×0.10)로 낮아진다.

이는 미국 내에서 조립된 차량에만 적용되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모델에는 해당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백악관은 "미국 내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내 부품 조달 비율을 빠르게 높이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해 일정 기간 적응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완화할 전망이다.트럼프는 외국산 완성차에 부과한 25% 관세 외에 철강·알루미늄 등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가 중복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9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4.29.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완화할 전망이다.트럼프는 외국산 완성차에 부과한 25% 관세 외에 철강·알루미늄 등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가 중복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9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4.29. [email protected]

국내 車 업계 "최악은 면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당장의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이미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 중이어서 부품 관세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국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메시지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경영 전략의 근본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미국 정부는 이번 포고문에서 자동차·부품 관세를 철강·알루미늄, 대(對)중국 관세와 중복 부과하지 않도록 했지만, 중국산 부품에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일부 협력 업체에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숨통이 트였지만, 결국은 미국 내 부품 조달과 생산 비중을 더 늘리라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은 유효하다"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중심의 부품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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