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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막히자 전세도 말랐다"…임대 시장 월세로 전환[토허제 딜레마]②

등록 2025.12.2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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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2년 의무·전세 대출 강화…전세 물건 감소세 '뚜렷'

내년부터 신규 입주 물량 급감…전월세 가격 상승 불가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전월세 매물을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1.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 전월세 매물을 구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전세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맞물리면서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히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 전역이 토허제로 묶이면서 새로 주택을 매수할 경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가 불가능하고, 최소 2년간 임대 물건을 시장에 내놓기 어렵다.

내년 주택 공급 절벽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토허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전세 물량이 감소하고, 월세 비중이 확대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기준 전월세 통합지수는 한 달 전보다 0.52%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1월(0.53%)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월세 통합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전세지수와 월세지수에 각각 가중치를 반영해 산출한 수치로, 전월세 전환율과 거래량 등을 종합해 산정된다.

지난달 서울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전월세 지수 상승률이 0.64%로 가장 높았고, 연립주택은 0.39%, 단독주택은 0.25% 상승했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의 상승폭이 한 달 전과 비슷한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월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들어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월세 거래 비중은 57.6%로 50%대에 머물렀지만, 이후 월세 거래가 늘면서 올해 2월 60.14%를 기록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 10월까지 9개월 연속 60%대를 이어가고 있다.

고가 월세 거래 비중도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이후 5주간(10월 16일~11월 20일) 서울 아파트 신규 월세 거래 가운데 월 100만 원 이상 계약은 2870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5.6%)을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월세는 147만6000원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134만1000원)과 비교해 10만 원 이상 상승한 수치다. 올해 4인 가구 중위소득이 609만8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소득의 약 24%를 매달 월세로 지출하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토허제 확대 재지정에 따른 실거주 의무와 전세대출 이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으로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월세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허제 시행 이후 주택 매매 수요는 억제되는 반면 임대차 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상황에서 토허제 확대 재지정에 따른 2년 실거주 의무로 전세 물건이 줄어들고, 이는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부터 신규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데다 수요 억제 정책으로 주택 매수세가 둔화되고 임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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