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야구 전설 이름에 먹칠…이종범의 한없이 가벼운 언행
![[기자수첩]야구 전설 이름에 먹칠…이종범의 한없이 가벼운 언행](https://img1.newsis.com/2026/04/12/NISI20260412_0002108562_web.jpg?rnd=20260412094016)
한국 야구 역사에서 '이종범'이라는 석 자가 갖는 무게는 남다르다.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며 '천재'라 불렸고,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으로서 수많은 후배의 귀감이 되어온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그가 보여준 일련의 언행들은 과연 그가 우리가 알던 그 '전설'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현역 때 '공수주'를 두루 갖춘 스타 유격수였던 이종범은 KBO리그 통산 17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 1797안타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에 OPS(출루율+장타율) 0.827을 기록했다.
그는 199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1993년과 1997년 한국시리즈 MVP, 골든글러브 6회 수상, KIA 타이거즈 영구결번,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등 남부럽지 않은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
2011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 이종범은 이후 한화 이글스에서 주루 코치, LG 트윈스에서 타격, 작전, 외야·주루 코치, 퓨처스(2군) 감독 등을 맡았다.
지도자 경험을 쌓아가던 이종범은 2024년 10월 KT에 합류하며 관심을 모았으나 지난 시즌 도중 야구계에 충격을 안기는 행보를 보였다.
JTBC의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 제안을 받은 이종범은 이를 수락하면서 KT에 사임 의사를 표했다. 구단의 만류에도 코치직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은 이종범은 지난해 6월 팀과 이별했다.
이종범의 선택은 무책임했다. 팀보다 개인의 욕심을 위해 KT에 작별을 고한 경솔한 처사였다.
프로 구단에 소속된 코치가 시즌 중에 팀을 나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심지어 개인 사정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당시 치열하게 순위 다툼을 벌이던 KT를 떠났다. 코치직을 제안했던 선배인 KT 이강철 감독은 물론 구단, 코치진, 선수단과 동행은 시즌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마무리됐다.
이후 이종범은 은퇴 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 선수들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당시 이종범은 엄연히 몸담은 소속팀이 있었고, 후배들이 부탁했더라도 KT에 등을 돌리면서까지 꼭 본인이 맡아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종범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팀을 나갈 때) 과정이 잘못됐고, 내가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으나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이종범이 선택한 '최강야구'는 저조한 시청률 속에 지난 2월 종영되면서 폐지설에 휩싸였다. 해당 프로그램 폐지를 확신한 것인지 이종범은 최근 한 방송에서 현장 복귀에 대해 언급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종범은 지난 6일 방송된 MBC SPORTS+ '비야인드'에 출연해 "'최강야구'를 맡으면서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생각이 짧았고 후회를 많이 했다"며 "다시 현장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콜 오면 무조건 어디든 간다. 팬들, 관계자들에게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지도자 복귀를 희망했다.
예능 프로그램 야구 감독을 선택한 지 불과 일 년도 안 돼서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낸 그의 행보가 씁쓸함을 자아낸다. '최강야구'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화제성을 입증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면 이종범은 '후회'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냈을까.
이종범이 프로야구 구단을 떠나 예능 프로그램에 합류하면서 상처받았고, 분노한 이들이 있었다. 구단이 비난의 화살을 감수하면서까지 구설에 오른 그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현장 복귀가 이뤄질 경우, 이와 같은 사례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스포츠 스타는 은퇴 후에도 공인으로서의 영향력을 가진다. 특히 이종범처럼 한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면 그의 발언 한마디는 야구계 안팎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자기검열과 진중한 태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더 이상 그의 가벼운 입방아에 '바람의 아들'이라는 고귀한 애칭이 퇴색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