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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조, MBC·SBS 외주드라마 10편 출연거부

등록 2010.09.01 14:49:56수정 2017.01.11 12: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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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광호 기자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동조합의 외주제작 드라마 전면 촬영거부 기자회견에서 김응석 위원장이 2010년 방송 삼사의 출연료 미지급현황에 대해 말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skitsch@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한예조)이 드라마 출연 거부와 관련, 일부 연기자가 방송사의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예조 김응석(43) 위원장은 1일 오후 1시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 방송사에서 한 연기자에게 드라마 제작 거부에 참여할 예정이면 다음 주 촬영분 대본에서 뺄 것이니 미리 알려달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연기자가 실제 드라마 제작 거부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 해도 이후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므로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기자를 협박한 방송국 관계자를 노동부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예조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출연료 미지급은 제작사에게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면서도 “제작사가 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은 방송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 3사 임직원들은 수당을 포함해 1억원이 넘는 평균 연봉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연기자의 72%는 연평균 수입이 1000만원도 되지 않고 4대 보험에서조차 소외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구걸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땀흘려 일한 정당한 대가, 마땅히 받아야 할 출연료를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이러한 문제로 연기자와 스태프가 고통 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정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사가 이 두 가지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출연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외주드라마의 촬영은 전면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김 위원장은 “방송법상 외주제작비율만 정해져 있고 드라마, 쇼 등 세부적으로는 구분이 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방송사들이 제작비가 많이 들고 광고판매가 잘 되는 드라마와 쇼에 편중, 외주 발주를 해서 불균형이 생긴다”고 짚었다. “이에 대한 법 개정 작업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이날 한예조는 KBS와 미지급 출연료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오후 12시57분께 미지급된 출연료에 대해 KBS 측이 지급 보증을 서기로 KBS 조대현(57) 부사장과 협상을 타결했다. 또 외주제작에 대한 안정적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공동기구 설치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출연료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에 KBS 드라마 촬영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MBC, SBS와도 모든 협상 창구를 열어놓고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한예조가 촬영을 거부했던 ‘제빵왕 김탁구’와 ‘결혼해 주세요’ 등 KBS 드라마는 정상 녹화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한예조는 이날을 기점으로 MBC와 SBS 외주제작드라마 10편에 대해 전면 촬영 거부를 선언했다. MBC TV ‘장난스런 키스’, SBS TV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이 포함 대상이다.

 한예조는 “미지급 출연료 완전해결과 미지급을 원천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장난스런 키스’ 등 10편에 대한 촬영을 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연기자들의 실제 드라마 출연 거부 참여율에 대해서는 “2일부터 드라마 촬영 현장에 직접 나가 연기자들의 의견을 듣고 독려할 것”이라는 자세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제작 거부는 파업이 아닌 준법 투쟁이다. 동료들의 제작 거부 참여는 강제가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 문제다. 현장에 직접 나가봐야 참가 수준을 알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한예조는 ‘제빵왕 김탁구’, MBC TV ‘글로리아’와 ‘김수로’, SBS TV ‘자이언트’와 ‘나는 전설이다’ 등 방송 3사가 방송 중인 외주제작 드라마 13편에 대한 녹화 거부를 선언한 바 있다.

 한예조 자체 집계 결과 지난 7월말까지 방송 3사의 외주제작 드라마에 출연하고도 출연료를 받지 못한 미지급 누계 금액이 총 43억6800여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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