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김태은 컬처pop]연예스타덤, 동남아혼혈이 유리?

등록 2013.02.15 07:01:00수정 2016.12.28 07:00:4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카드 2012-2013 프로농구 올스타전 슈퍼스타 KBL에서 리틀싸이 황민우가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yatoy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은의 ‘컬처 pop’

 신생아 20명 중 1명이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는 시대다. 이들이 자라면서 연예계에서도 일본처럼 동남아계 혼혈인들의 활동이 늘어날 전망이다. 황민우(8), 지대한(11)처럼 이미 활동을 시작한 아역스타들도 눈에 띈다.

 세계적 인기를 누린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황민우는 어머니가 베트남 출신이다. SBS TV ‘스타킹’에 댄스신동으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리틀 싸이’로 뽑혔고, ‘강남스타일’의 명성에 발맞춰 국제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종편 시트콤에 출연하며 연기분야로 영역을 넓히더니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 기념 영화 ‘사이공 신데렐라’도 촬영했다는 소식이다.

 스리랑카인 아버지를 둔 지대한은 지난달 개봉한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의 주연을 꿰찼다. 김성훈 감독이 안산다문화센터에서 발굴한 지대한은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필리핀 혼혈소년을 연기했다. 감독의 설득으로 연기에 발을 들이게 된 그는 이제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우리보다 앞서 외국인 노동자와 동남아 신부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일본에는 이미 많은 동남아계가 연예계로 진출했다. 아이돌그룹에서도 필리핀이나 베트남 혈통을 가진 멤버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박문호 기자 = 아역배우 지대한 군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감독 김성훈)' 기자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o2@newsis.com

 ‘AKB48’의 중심 멤버인 아키모토 사야카가 대표적으로, 어머니가 필리핀인이다. 키 166㎝의 섹시한 몸매와 이국적 외모로 영화, 드라마, 뮤지컬계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애니메이션 ‘마크로스F’에 목소리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성우이자 가수인 나카지마 메구미, 배우 하야미 모코미치(본명 오모테 모코미치)도 필리핀계 혼혈이다. 어머니가 필리핀과 일본 혼혈로 쿼터혼혈인 하야미는 186㎝의 큰키에 귀여운 얼굴로 패션모델로 먼저 데뷔했다. 한국에서도 2001년 배스킨라빈스 슈팅스타 CF에 출연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도쿄방송 아나운서 야마노우치 아유도 베트남 혼혈로 알려져 있으며, 그룹 ‘아이돌링’의 멤버 폰치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모두 베트남인이다. 

 우리보다 혼혈에 관대한 개방적 문화를 지닌 일본에서는 많은 백인 혼혈 연예인들이 인기를 얻었는데, 이 중에는 동남아계가 섞인 복합 혈통도 있다. 영화배우 오토구로 에리는 태국 방콕에서 일본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영국인의 피도 흐르고 있다. 모델 겸 연기자 로라는 아버지는 방글라데시인, 어머니는 일본과 러시아의 혼혈이라고 한다.

 조금 경우는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홍콩배우 금성무도 오키나와 출신 일본인과 대만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진청우라는 중국식 이름으로 홍콩에서 활동하던 그는 할리우드 진출이 여의치 않자 가네시로 다케시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존재도 동양혈통 사이의 민족을 뛰어넘은 혼혈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예라고 하겠다.

 생물학에서 혈연이 먼 것들 사이의 조합에서 우수한 형질이 나타나는 ‘잡종강세’라는 말이 있듯이 혼혈인들이 양친보다 더 뛰어난 외모, 지능과 재능을 지니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순수혈통 단일민족국가는 허구에 불과하다며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EBS TV ‘기획특강―공감의 시대, 왜 다윈인가’에서 ‘동남아인과의 혼혈이 늘어나는 것이 유전자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세간의 무지에 대해 어느 유전자가 더 나은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다니엘 헤니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IFC 내 콘래드서울 호텔 피트니스 클럽인 '펄스에이트(Pulse8)'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 내 피트니스 클럽인 펄스에이트(Pulse8)는 8층과 9층에 걸쳐 체련장, 수영장, 골프 드라이빙레인지, 사우나, 스파,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피트니스 클럽이다.  mania@newsis.com

 최 교수는 ‘우월한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더 똑똑하고 더 아름답고 더 건강한 혼혈의 기적’(아론 지브 지음)라는 책의 감수를 맡아 “이 책에는 유전자가 섞이면 완벽에 가까운 좌우균형을 이뤄 훨씬 똑똑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수많은 과학적 증거들이 제시되어 있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이 책은 앞서 2006년 ‘혼혈파워’라는 타이틀로 번역돼 나온 적이 있는데 저자는 혼혈 모델, 배우, 뮤지션, 운동선수들을 적은 리스트를 보면 오늘날 유명 인사의 프로필을 담은 ‘후스 후’를 읽는 듯하다며 혼혈의 유전적 이점이 실제로 매우 막강하다고 주장한다.

 대중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섹시하고 매력적이면서 개성있고 독특한 외모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혼혈은 상당히 유리하다. 국내에서는 특히 지나친 이질감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기에 같은 아시아계 혼혈이 더 어필할 가능성도 높다. 다른 백인 혼혈들을 제치고 다니엘 헤니가 큰 성공을 거둔 것도 동양인의 특질이 크게 드러나 거부감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헤니의 어머니는 한국 입양인이고, 아버지는 영국계이지만 아메리칸 인디언 혈통도 섞여있어 황인종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난 외모를 지니고 있다.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다민족·문화국가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도 혼혈인들, 특히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계의 연예계 진출이 점점 활성화되면서 부모의 출신국과의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보인다. 지구촌 시대의 소중한 인적 자원이 될 전망이다.

 문화전문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