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예각을 둔각으로…어떤 힘빼기·초점흐리기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권호영 감독의 신작 영화 '사이코메트리' 강력계 형사 역의 배우 김강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후 11년째 연기생활을 하고 있는 김강우는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전작 '남자이야기' '마린보이' '무적자' '돈의 맛' 등을 보더라도 친숙함보다는 '신비주의'에 가깝다. 영화 '사이코메트리'(감독 권호영)를 관람하기 전 얘기다.
이 영화에서 김강우는 연쇄 아동유괴 사건을 파헤치는 어딘가 모자란 괴짜 형사 '양춘동'을 연기했다. 첫 장면부터 형사 신분으로 다단계에 얽혀 정수기를 팔다 동료 경찰관에게 걸리는가 하면, 벽화에 노상방뇨하는 모습도 스스럼이 없다. 문제아로 찍힌 형사지만 물체나 사람과 접촉했을 때 과거를 읽을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라는 초능력을 지닌 '김준'(김범)을 만나면서 열혈 형사로 변해간다.
김강우는 "한 달을 힘들게 사는 30대의 고민을 캐릭터에 넣어보고 싶었다. 투잡도 그런 이유에서 등장했다. 멋을 다 빼고 옆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 되고자 했다. 망가지는 건 별로 두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노상방뇨 말고도 아무데서나 술 마시는 노상음주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이 형사 신분에 너무 간다 싶었는지 안 된다고 하더라"며 아쉬워했다.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권호영 감독의 신작 영화 '사이코메트리' 강력계 형사 역의 배우 김강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준과 가까워지기 위한 장치인 옥탑방 액션신에서도 멋을 뺐다. 양춘동은 김준을 대신해 김준의 옥탑방을 철거하려는 철거반과 몸으로 부딪히며 싸움에 휘말린다. 액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함은 없었다.
"예전에 '경찰청 사람들' 등에서 경찰들이 싸우는 모습은 미화된 거예요. 원래 형사들의 싸움이 개싸움이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큐멘터리로도 보고 실제로도 경찰이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어려운 액션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말 살기 위해 싸운다. 바지 끝을 잡고, 머리를 쥐어뜯고 하더라. 실제로는 더 촌스럽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술감독이 멋스러운 액션 하나만 넣자고 해서 암바하는 모습을 넣었다."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권호영 감독의 신작 영화 '사이코메트리' 강력계 형사 역의 배우 김강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어린 친구들이 봐도 재미있고 쉬운 영화라고 생각하고 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15세 관람가로 맞춰 찍었기 때문에 잔인한 장면도 거의 없고 말도 곱게 했다. 이럴 줄 알면 욕을 더 실감나게 할 걸 그랬다"는 후회마저 생겼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제까지 알던 김강우가 맞나, 의문이 들었다. 과묵하고 진지한 배우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쾌한 남자에 가까웠다. 장황하게 말을 하지는 않지만 꾸미는 법 없이 솔직하다. 몸에 힘을주기보다는 말장난식 농담도 던진다. '돈의 화신'의 마초 같은 성격보다는 SBS TV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보여준 '국민남편' '국민형부' 모습에 더 가까웠다.

【서울=뉴시스】김영욱 기자 = 권호영 감독의 신작 영화 '사이코메트리' 강력계 형사 역의 배우 김강우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저로 인해서 아내 분과 여자 친구께 프로그램 다시보기를 강요받으시고, 집안일에 대해 구속받으시는 아내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신비주의를 깼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이번에 나갈 때도 내가 할 말은 가족 얘기밖에 없을 것 같았다. 대중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사적인 가족얘기를 늘어놓는 게 맞는 건가 싶어서 자제해왔다. 아내 사진과 아이 사진이 공개되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막상 출연하니 그런 부분을 좋아하더라. 좀 더 편안해진 점은 감사하다."
김강우는 "올해는 소처럼 일할 계획"이라며 소탈하게 웃었다. 각오도 밝혔다. "연기가 몇 년 전부터 재미있어졌다. 특히 지난해부터 더 재미있어지려고 한 듯한 기분이 든다. 나에 대해 가졌던 대중의 이미지를 조금 더 희석시켜서 다른 이미지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 하나만 보기보다는 힘을 더 빼 흐릿한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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