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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따시델렉 티베트! 안녕하세요 티베트!

등록 2013.08.18 06:01:00수정 2016.12.28 07: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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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 이야기’ <26>  티베트어로 ‘안녕하세요’는 ‘따시델렉’이다. 아침 인사 ‘Good morning’을 하고 싶다면 ‘응아도델렉’이라고 하면 더욱 좋다. 또 ‘건강하시죠?!’의 의미라면 ‘꾸숙데뽀인빼’가 적당하다. ‘죄송합니다’는 ‘공닥’, ‘감사합니다’는 ‘툭제체’이다.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가능하나 티베트 문자를 직접 보게 되면 아라비아어나 네팔어를 보듯이 복잡하고 난해하다. 애초 달라이라마에 대한 관심과 불교에 대한 흥미를 두고 티베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 출판된 어학책이 없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galmun@hanmail.net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 이야기’ <26>

 티베트어로 ‘안녕하세요’는 ‘따시델렉’이다. 아침 인사 ‘Good morning’을 하고 싶다면 ‘응아도델렉’이라고 하면 더욱 좋다. 또 ‘건강하시죠?!’의 의미라면 ‘꾸숙데뽀인빼’가 적당하다. ‘죄송합니다’는 ‘공닥’, ‘감사합니다’는 ‘툭제체’이다.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가능하나 티베트 문자를 직접 보게 되면 아라비아어나 네팔어를 보듯이 복잡하고 난해하다. 애초 달라이라마에 대한 관심과 불교에 대한 흥미를 두고 티베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 출판된 어학책이 없다.

 영어에는 못 미치지만, G2로 성장한 중국의 언어 즉 오늘날의 표준 중국어는 세계적인 공용어로 성장하고 있다. 한족을 포함한 56개 소수민족을 대 가정을 거느린 중국의 어느 곳에도 소수민족의 언어 대신 중국어가 기본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티베트 난민 지원단체인 록빠가 번역한 ‘2012년 티베트 인권 상황 보고서’를 보면,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는 제4조 ‘모든 민족은 그들이 말하고 쓰는 언어를 발전시키고 사용할 자유를 가지며 또한 그들의 삶의 방식과 관습을 보존하고 개혁할 자유를 가진다.’와 제19조 ‘사회주의 교육적 의무의 발전에 각 성(省)은 표준중국어의 전국적인 사용을 장려한다.’라는 모순적인 조항이 함께 존재한다.

 실제로 예전 티베트자치구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많은 티베트어가 표준 중국어로 대체돼 가고 있다. 물론 티베트어 방송인 중국 시짱 TV(XZTV)가 있지만, 너무 재미없어서 티베트인들도 외면하고 있다. 여행 가이드북, 각종 브로슈어, 연설이나 도시, 강, 호수, 숲, 산들의 티베트어 이름도 예외 없이 표준 중국어로 바뀌었다. 2010년 10월 19일 중국 티베트자치구 학생들이 교실에서 중국어만 사용하게 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계획에 반대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11월 1일에는 중국정부에 대해 티베트어 사용을 인정하고 민족의 평등을 보장하라는 촛불시위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열렸다.

 달라이라마는 “언어로 가족이 소통하고 사회로 연결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모국어는 국민의 자존심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오늘날 티베트어가 경제와 법률 등의 분야에서 유용한 언어는 아니지만, 붓다의 경과 논서는 모두 티베트어로 기록돼 있어 대승불교의 꽃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티베트인은 모국어를 지켜야 한다. 외국의 학자들은 티베트어의 가치를 알고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다. 우리가 지닌 보물의 가치를 바로 알고 전승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인들에게 무분별하게 큰 사원을 설립하고 커다란 불상을 만드는 것보다 티베트 학교를 열어서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실제로 몇 해 전부터 다람살라 망명정부는 교육 수업을 영어가 아닌 티베트어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그랬듯이 모국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있는 한 언제나 희망은 남아 있다.

 1952년 2월 21일 동파키스탄(현재 방글라데시)의 다카에서 벵골어를 공용어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파키스탄 경찰이 발포해 4명이 사망했다. 이후 벵골어 역시 동파키스탄의 공용어로 인정됐으며, 방글라데시는 독립 이후 이날을 ‘언어 운동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다. 47년이 지난 1999년 11월 17일에 유네스코는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다언어(多言語)의 사용, 그리고 각각의 모국어를 존중하자는 뜻에서 2월 21일을 국제모국어의 날(International Mother Language Day)로 지정했다. 지난 2월 21일 국제 모국어의 날에 맞춰 제작된 티베트어로 된 포스터가 유포돼 눈길을 끈다. 훌륭한 수행자인 달라이라마가 있기에 티베트 민족과 언어의 미래는 현재로는 맑고 밝지만, 그의 사후 티베트의 미래는 참으로 불안하다. 그의 말대로 3년 이내에 티베트로의 귀환이 희망되는 부분이다.

【서울=뉴시스】하도겸 박사의 ‘히말라야 이야기’ <26>  티베트어로 ‘안녕하세요’는 ‘따시델렉’이다. 아침 인사 ‘Good morning’을 하고 싶다면 ‘응아도델렉’이라고 하면 더욱 좋다. 또 ‘건강하시죠?!’의 의미라면 ‘꾸숙데뽀인빼’가 적당하다. ‘죄송합니다’는 ‘공닥’, ‘감사합니다’는 ‘툭제체’이다.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가능하나 티베트 문자를 직접 보게 되면 아라비아어나 네팔어를 보듯이 복잡하고 난해하다. 애초 달라이라마에 대한 관심과 불교에 대한 흥미를 두고 티베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인지 현재까지 출판된 어학책이 없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galmun@hanmail.net

 티베트어는 히말라야 산맥을 포함하는 티베트 고원, 파키스탄 북동부 발티스탄 지역과 인도 북부 라닥, 네팔, 시킴, 부탄 그리고 중국 쓰촨성과 칭하이성 등에 거주하는 티베트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티베트-버마어족에 속한다. 지역에 따라 라싸, 캄, 암도, 라닥의 언어가 다른데 티베트의 수도 라싸를 중심으로 사용되는 언어를 표준어로 한다. 결국, 지역적으로 히말라야의 언어가 티베트어라고 보면 된다. 2012년 5월 18일 100명가량의 주민이 거주하는 네팔 서부의 한 마을에서 쿠순다어를 구사하는 마지막 사람인 올해 76세의 기아니 마이야 센이라는 할머니는 “내가 죽는 날 쿠순다어도 사라질 것이다”며 매우 슬퍼했다고 한다. 이 쿠순다어 역시 티베트 버마어에 속하는 부족 언어의 하나다.

 7세기 중엽 손챈감포(569~649) 왕대에 인도에 파견된 ‘퇸미 쌈보따’는 카슈미르 지역의 문자를 토대로 티베트문자를 만들었다. 티베트 문자는 표음문자로 ‘아’를 폼하는 ‘야’ ‘와’ 등의 발음이 내재하는 30개의 자음과 ‘이, 우, 에, 오’로 발음되는 4개의 모음 부호로 구성됐다. 마치 일본어의 あいうえお(아이우에오)에 やわ(야와)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해외에서 우리말 ㄱ ㄴ ㄷ ㄹ의 자음을 가르칠 때 편의상 기억니은이 아니라 가나다라로 가르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티베트문자는 애초부터 가나다라식으로 문자를 표기한 듯하다. 문장의 어순도 영어나 중국어와는 달리 티베트어는 우리말처럼 목적어+동사의 순서 즉 “나는 밥을 먹었다”이다. 하지만 티베트어는 음성체계와 어법이 복잡해서 배우기 쉬운 언어는 아닌듯하다. 달라이라마의 언급처럼 산스크리트어로 된 문헌들이 인도에서는 사라졌어도 티베트에는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불경 연구에서 티베트어는 필수다.

 우리나라에서 티베트어 관련 연구의 역사는 매우 짧다. 하지만 2010년 6월 14일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티벳장경연구소에서 김성철 교수와 달라이라마 티칭을 통역했던 박은정 전임연구원 등이 만들어 발표한 ‘티벳어 한글 표기안’과 같은 해 7월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대표가 만든 ‘티베트어-한글 사전’은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얼마 전 티베트어 교재로는 처음으로 사단법인 나마스떼코리아 부설 히말라야문화연구소는 첫 번째 학술총서로 일본 다이쇼 대학의 다카하시 교수 등의 ‘티베트어 기초문법’(도서출판 평사리)을 번역 출판했다. 필자와 함께 어려서부터 티베트어를 독학하고 친티베트 활동으로 유명한 동국대 학부 2년을 마치고 지금은 입대한 박영빈 인턴이 번역했다. 다이쇼 대학을 거쳐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역임하고 태고종 총무원이 있는 법륜사와 제주 정방사 주지를 겸하고 있는 도학 혜일 스님이 감수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가 티베트어를 쉽게 배우기를 희망해 본다.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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