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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김민정 예쁘다…이것이 전부, 영화 '밤의 여왕'

등록 2013.10.15 06:41:00수정 2016.12.28 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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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김민정의, 김민정에 의한, 김민정을 위한….  영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은 이 한 마디로 압축된다. 113분 동안 빠져든 스크린에서 정신을 차려보면, 결국 남는 것은 '김민정 예쁘다'라는 감탄사뿐이다.  gogogirl@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김민정의, 김민정에 의한, 김민정을 위한….

 영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은 이 한 마디로 압축된다. 113분 동안 빠져든 스크린에서 정신을 차려보면, 결국 남는 것은 '김민정 예쁘다'라는 감탄사뿐이다.

 영화는 천정명(32)의 시각으로 풀린다. 할인쿠폰으로 돈을 아끼기 위해 소개팅도 점심시간에만 하는 '영수'(천정명)는 샌드위치 카페에서 처음 본 아르바이트생 '희주'(김민정)에게 첫눈에 반한다. 매일 샌드위치 가게를 서성이며 눈도장을 찍던 영수는 끝내 희주와 결혼에 골인한다.

 그리고 3년, 두 사람은 여전히 신혼이었다. 대학교동문회 장기자랑 사은품으로 '김치냉장고'가 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희주는 시어머니의 집에 김치냉장고를 선물하기 위해 무대에 나가 화려한 댄스를 선보인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김민정의, 김민정에 의한, 김민정을 위한….  영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은 이 한 마디로 압축된다. 113분 동안 빠져든 스크린에서 정신을 차려보면, 결국 남는 것은 '김민정 예쁘다'라는 감탄사뿐이다.  gogogirl@newsis.com

 이때부터 영수의 의심은 시작된다. 그의 특기인 컴퓨터 해킹 실력을 발휘하며 포털 사이트에서 희주의 댄스 영상 흔적을 지워나간다. 그러다가 본 희주의 과거에 대한 단서를 찾고 추가로 희주가 과거에 클럽에서 놀던 사진도 발견하게 된다. 사진의 출처를 쫓으며 듣게 된 '왕십리 뒷골목 일진' '미국 총격사건의 주범' 등 아내를 둘러싼 소문에 영수는 방황하게 된다.

 '아내의 흑역사 파헤치기'라는 신선한 주제는 영화에서 살아나지 못하고 '빤한' 로맨틱 코미디로 전락했다. 둘 사이에 아이가 없는 이유는 아내의 몸 안에 항정자 항체가 있어서이다. 그 숫자는 성관계를 한 남자의 수와 일치한다는 친구의 말을 그대로 믿는 영수의 모습은 순진하다 못해 바보같다.

 엉성한 스토리라인 탓에 천정명의 '찌질함'은 더욱 부각된다. 천정명의 아기 같은 표정이나 눈빛이 주는 선함으로는 영화 속 영수의 찌질함이 극복되지 않는다. 아내의 과거에 연연하며 술독에 빠져 사는 모습이나 현모양처가 아니라는 사실에 깊은 상실감에 빠지며 지난 사랑을 부정하는 모습 또한 설득력이 없다.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김민정의, 김민정에 의한, 김민정을 위한….  영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은 이 한 마디로 압축된다. 113분 동안 빠져든 스크린에서 정신을 차려보면, 결국 남는 것은 '김민정 예쁘다'라는 감탄사뿐이다.  gogogirl@newsis.com

 그저 '내가 몇 번째 남자일까'를 고민하는 남편의 모습은 아직 미혼이라는 김제영 감독의 '결혼 판타지'를 투영한 게 아닌가하는 의문만 남긴다.

 김민정이 이 영화를 선택한 것에는 '실'보다 '득'이 많다. 3개 국어를 하는 지적인 현모양처, 호텔 주방장급 요리실력은 물론 섹시댄스, 입에 착착 붙는 욕설까지 다채롭다. 한 영화에서 요염, 섹시, 청순, 액션 등을 다 보여줬으니 밑질 것 없는 장사를 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텐 미닛' 춤을 선보일 때는 이효리의 섹시함과 카리스마와 비교되며 다소 엉성하게 느껴진다.

 이미도, 이주원 등 조연배우들은 제 몫을 다했다. 김정태, 김성은, 한정수, 박진영 등 카메오 출연까지 더해져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 남는 게 없다. 이런 게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이라면 '킬링 타임'용 영화로는 나쁘지 않다. 러닝타임 113분. 15세 관람가.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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