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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를 통해 본 시진핑이 구상하는 '近平'

등록 2014.03.06 15:46:03수정 2016.12.28 12: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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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AP/뉴시스】7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대표단의 입장을 지켜보고 있다. 2014.2.8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개막한 가운데 2년 차 시진핑(習近平)의 구체적인 개혁 방안과 정책 방향과 함께 더욱 선명해진 시진핑의 근평(近平) 색채, 즉 평등과 균형을 이루고,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집권 이념이 주목받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가 이번 회의를 통해 추진할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별 정책 목표를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양회 개막에 앞서 언론들은 성장률 목표, 반부패 개혁, 스모그 문제 및 테러 대책 등이 이번 양회의 '주목할 사안들'이라고 예상했다.

 시진핑의 이름은 베이핑(北平·베이징의 옛 지명)에 가깝다(近)는 뜻. 그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이 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의 행보에서는 평등과 균형, 안정과 평화 유지를 추구하는 또 다른 의미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일부가 먼저 부자가 되는 것을 인정해 가난한 사람이 따라 배우게 해야 한다'는 '선부론(先富論)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개혁·개방은 샤오핑(小平·작은 평등) 심지어 불평등의 길을 걸었다.

 이런 불평등은 수십 년 간의 빠른 양적인 성장과 함께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과 부의 불균형 등 '개혁 후유증'을 일으켰고, 시진핑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점점 시급한 현안으로 두드러졌다.

 '더 부유해지고 싶다'는 부유층의 욕구와 '빈부격차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빈곤층의 소망을 모두 만족켜야만 하는 것이 중국이 직면한 딜레마이자 새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시진핑은 지난 날 러시아 소치에서 현지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쉽고 모두가 좋아할만한 개혁은 이미 끝났다. 맛있는 고기는 다 먹었고 남은 것은 딱딱한 뼈뿐이다"라며 부담스러운 심정을 토로했고, "그러나 개혁은 어려워도 계속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라고 비장한 결심을 밝혔다.

 새 지도부를 대표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인대 개막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작년과 평(平·변함없는)한 7.5% 수준이라고 밝혔다.

 무리한 양적인 성장률보다는 안정적이고 질적인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난 2011년 안정적인 경제 발전, 개혁·개방 후유증 극복의 큰 방향과 일치하다.

 가장 뜨거운 민생 현안인 스모그 문제에 관련해 새 지도부는 "가난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것처럼 오염(스모그)과도 전쟁을 치를 것"이라며 선전포고를 했다.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이 문제로 이미 전국적인 비난과 분노가 들끓는데 이를 방치했다가 사회 안정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새 지도부의 판단 때문이다.

 한편 양회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밤 쿤밍(昆明) 철도역에서 괴한들의 무차별적인 칼부림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테러 대응도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시진핑과 리커창 모두 테러에 결연하게 대응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테러는 표면에 드러난 것이고, 그 배경에는 소수민족과 한족의 불평등이라는 문제가 남아 있다. 경제적 원인으로 형성된 소득 격차와 부의 불균형은 민족 간의 '기회 불평등'을 야기시켰다. 이 사건의 '테러리즘 성격'을 배제하면 바로 "중국 주류사회에 들어갈 수 없는 기회 불평등에 대한 소수민족"의 분노 분출이다.

 이번 양회 혹은 향후 시진핑이 내놓을 소수민족 안정책은 주목받을만한 사안이다.

 단 두자릿수 이상인 12.2% 늘어난 올해의 국방예산은 근평 사상과 모순돼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 미국과의 G2 관계 및 세계 신냉전 구도 속에서 보면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

 시진핑은 미국과 관계 속에서 '새로운 대국 관계'라는 새로운 국제 체제를 제시했다. 이는 과거 역사에서 반복됐던 신흥 강대국과 기존 강대국 간의 대립과 충돌을 피하려면 평등에 기초한 상호호혜적인 내용이다. 시진핑은 '커창(克强)'이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자신의 집권 기간 내 중국이 미국과 대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높아진 중국의 격(格)을 인정할 수 없는 미국은 오는 2020년까지 해군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등  미·중 양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중국의 입장에서는 힘의 균형을 위해 군사력 확충을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에서 혼란이 일어나거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의 입장도 근평 색채와 일맥상통한다.

 불법을 통한 부의 불균형을 부르는 부정·부패를 해소하기 위해 반부패 전쟁,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의 기회 균등을 위한 국유기업 개혁 등 시진핑이 시행한 여러 개혁에 모두 근평 색채가 묻어 있다.

 시진핑은 작년 말 개혁을 주도하는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조장, 지난달에는 중국판 '국가안보회의(NSC)'로 불리는 국가안전위원회 주석, 사이버 안보와 인터넷 관리·단속을 총괄하는 인터넷영도소조 조장까지 맡으면서 권력 집중화를 시도했다. 권력 집중에 대한 반발과 중국 사회 고질적인 문제들이 그의 집권 이념 실현을 가로막는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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