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왜, 질문에 답 못하는 스릴러…영화 '몬스터'

영화 '몬스터'는 신선하다. 살인마와 미친년이 대결한다는 내용의 한국영화는 이제껏 없었다. 보통의 스릴러 영화에서 여자는 항상 살인마에게 당하는 연약한 존재였다. 연쇄 살인범을 잡는 건 남자의 몫이었다. 살인마와 대결을 벌이는 여자, 게다가 이 여자가 지능이 조금 모자란 '미친년'이라는 설정은 관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몬스터'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안타깝게도 '몬스터'의 성공은 딱 여기까지다. '살인마 대 미친년'이라는 참신한 틀을 만들었지만, 그 틀에 채워야 할 콘텐츠는 어설프고 부족하다. 혹은 뜬금없다. 어설프다는 말은 '몬스터'의 드라마가 헐겁다는 뜻이다. 부족한 콘텐츠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모자라다는 얘기다. 이 영화의 '뜬금없음'은 타이밍을 찾지 못한 채 영화의 흐름을 깨버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머를 의미한다.

태수의 가족은 태수를 죽이려고 한다. 익상은 태수를 죽이기 위한 음모를 수차례 꾸미고, 태수의 어미 또한 이 계획에 동참한다. 태수는 나올 때부터 괴물로 태어났다. 어린아이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죽일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런 살인마가 가족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여기에는 어떤 설명이 있어야 한다.

'몬스터'가 '이야기'를 담으려 하면서도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사례는 또 있다. 태수와 익상의 보디가드의 긴 격투신, 태수와 군인들의 길거리 싸움 장면이 들어가야 했던 이유가 바로 그런 이유 아닐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없고 태수와 복순의 어설픈 드라마는 결국 이 두 캐릭터로 영화 전체를 끌고가기 힘들었다는 감독의 자기고백으로 읽힌다.

유머의 '위치'는 이 영화의 또 다른 흠이다. 가장 긴장감이 고조된 장면에 코믹한 대사를 집어넣은 것은 분명 감독의 의도일 것이다. 'B급 무비'의 느낌을 주려 한 것일 수도 있고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첨가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효과적이지 못하다. 특히 극 말미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터져 나오는 '경자'(김부선)와 익상의 대사는 그 자체로는 코믹하나 극의 흐름을 끊고 만다.

'몬스터'는 '왜'라는 물음에 어떤 답도 내놓지 않은 허무한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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