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악독한 꼽추왕' 리처드 3세 530년 만에 명예회복 안장

이 15세기의 왕은 전쟁터에서 패배해 죽은 뒤 이름 없이 묻혔을 뿐아니라 수백년 동안 눈물도 피도 없는 잔인한 폭군이라는 악명과 함께 기억됐다. 그러다가 주차장 아래 지하에서 홀연히 발견됐다. 26일 그는 현 왕가와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위엄있는 안장식을 뒤늦게 가졌다.
특히 할리우드의 스타 버네딕트 컴버배치가 자리를 빛냈다. "셜록 홈스"의 스타 컴버배치는 이날 레스터 대성당 재매장식에서 계관시인 캐럴 앤 더피의 시를 낭독했다. 리처드 3세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레스터 시의 학자들은 컴버배치가 이 왕의 16대 먼 후손이 된다는 사실을 각고의 노력 끝에 밝혀냈다.
2012년 고고학자들이 전투의 상처가 확연하고 척추가 휜 해골 한 구를 발견하면서 리처드 3세의 500년 지난 명예회복이 시작됐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골질 분석 및 DNA 테스트를 통해 이 유골이 오랜 동안 잃어버린 왕의 것임이 확인됐다.
주차장에서 왕의 유골이 발견된 레스터는 런던 북부 160 ㎞에 위치해 있다. 나흘 전인 지난 일요일에 수천명이 연도에 나와 왕의 관을 실은 운구 마차가 시내를 돌아 보스워스 싸움터로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1485년 이 전장에서 리처드 3세는 전사했는데 전투 중 사망한 마지막 영국 왕이 됐다.
일요일의 운구 행렬은 갑옷을 착용한 기사단이 수행해 중세를 재현했으며 왕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거리 축제의 풍미가 돋보였다.
리처드는 헨리 튜더에 의해 패하고 플란타지네트 왕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백장미의 요크 가문이 패하면서 장미 전쟁이라는 왕위 계승전이 종막을 고한 것이다. 튜더는 헨리 7세로 즉위해 튜더 왕조를 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조부이다.

그는 튜더 왕조 때 활동한 셱스피어의 동명 "리처드 3세" 희곡을 통해 어린 조카 두 명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악독한 꼽추왕으로 그려졌고 이후 그렇게 사람들에게 인식됐다.
그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그의 악명이 과장됐으며 계몽 군주의 면모를 갖췄다는 긍정적인 주장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이날의 행사는 장례식이 아니라 재매장식으로 영국 성공회의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했다. 리처드 왕의 후손이 아닌 먼 친척인 엘리자베스 2세는 참석하지 않고 대신 아들 에드워드 왕자의 부인으로 며느리인 웨섹스 백작부인 소피를 보냈다.
왕의 유골은 오크 관 속에 모셔졌다. 특히 이 관은 레스터의 학자들이 유골의 DNA 조사를 통해 행방을 알게 된 17대 후손이 만들었다. 이 남성 후손은 캐나다에서 목수로 살고 있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