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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이 순간]뮤지컬 '영웅'…정성화 가창·음악 완성도↑

등록 2015.04.26 05:25:02수정 2016.12.28 14: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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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 정성화(사진=에이콤 인터내셔날)

뮤지컬 '영웅' 정성화(사진=에이콤 인터내셔날)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영웅' 속 재판에서 안중근은 말한다.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것에 대해 "하느님의 이름으로 사죄드리오"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참모중장으로서 이토를 저격한 이유를 밝힐 때 격렬함이 극에 달한다.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라는 노랫말로 안중근이 혼자 시작하는 넘버 '누가 죄인인가'다. 약 30명 배우들의 합창과 안중근·우덕순·조도선·유동하의 중창을 넘나들다가 다시 안중근의 "누가 죄인인가"라는 무대 천정을 꿰뚫을 듯한 고음으로 마무리된다.  

 '누가 죄인인가'의 드라마틱하게 들끓는 에너지만으로도 뮤지컬 '영웅'의 '무대 이 순간'은 완성된다. 벌써 8번째 시즌(2009년 초연)에 들어간 작품인데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다.

 오상준 작곡·한아름이 작사한 '영웅' 넘버들은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완성도와 대중성을 인정 받았다.

 이번 시즌은 기존 녹음반주(MR)가 아닌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오케스트라가 넘버의 생명력을 더한다. '장부가'와 '그날을 기약하며'의 웅장함이 펄떡거린다.

 특히 가창력으로 내로라하는 뮤지컬스타 정성화가 3년 만에 안중근을 맡아 정점을 찍었다. 고음이 난무해 뮤지컬 중 가장 노래 부르기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히는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역을 거친 정성화의 가창력은 한창 탄탄해졌다.

뮤지컬 '영웅' 정성화(사진=에이콤 인터내셔날)

뮤지컬 '영웅' 정성화(사진=에이콤 인터내셔날)

 본래 클래식한 창법인 그의 가창력에 웅장한 맛이 한층 더 가미됐다. 고음에서도 날카롭게 갈라지지 않고 힘을 유지하는 그의 목소리가 품은 내성은 파괴력이 더해졌다. 감동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성화를 중심으로 박송권·정의욱·박정원이 입을 모으는 남자 중창의 파워풀함도 '영웅' 넘버의 매력이다. 테너, 베이스 등이 나눠지는 클래식한 화음은 전율을 안긴다. 이토가 탄 기차를 기다리느라 긴장한 우덕순(정의욱)과 조도선(박송권)이 부르는 '아리랑'은 걱정과 슬픔을 흥으로 체화하는 조선의 리듬을 선보인다. 

 '영웅'은 귀가 호강하는 넘버만으로도 다시 볼 만한 작품이다. 5월31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또 다른 안중근 민영기·강태을. 연출 윤호진, 무대디자인 박동우, 안무 이란영. 러닝타임 16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6만~12만원. 에이콤 인터내셔날·인터파크씨어터. 1544-155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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