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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빈 라덴' 위라투 " 종교 법규 건드리면 수지 여사에 맞설 것"

등록 2015.11.12 16:42:22수정 2016.12.28 15: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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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얀마 불교 극단주의 세력 지도자인 승려 위라투를 커버 스토리로 다룬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 <사진출처:타임> 2015.11.12

【서울=뉴시스】미얀마 불교 극단주의 세력 지도자인 승려 위라투를 커버 스토리로 다룬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 <사진출처:타임> 2015.11.1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이토록 많은 도시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승리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스스로 '미얀마의 빈 라덴'을 자처하는 불교 민족주의 세력 지도자 아신 위라투가 12일 미얀마타임스와 의 인터뷰에서 ‘11.8 총선’이 자신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위라투는 “보다 다양한 정당대표들이 상원과 하원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개표 결과를 보고 몹시 놀랐다”고 말했다. 위라투는 수지 여사의 오랜 지지세력이었으나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이견이 불거지면서 선거 직전 지지 철회를 선언했었다.

 위라투는 “NLD가 승리했다고 해서 화가 나지는 않는다” 며 “ 다만 우려는 된다”고 덧붙였다.

 “만일 NLD의 민간정부가 들어서서 좋은 정책을 편다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인종 및 종교 관련 법규들을 문제 삼는다면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미얀마는 지난 9월 종족 및 종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4가지 관련 법규를 공표했다. 이 법안을 둘러싸고 위라투와 아웅산 수지 사이에 틈새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위라투는 자신은 그동안 민주화 투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여사를 존중해 왔다고 밝혔다. 자신의 집 문 앞에 수지 여사의 대형 포스터를 걸어놓았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종족 및 종교 관련 법규는 이종교간 결혼을 엄하게 금지한다거나 특정 종족의 수를 제한하는 등 심각한 인권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로힝야족 등 이슬람을 신봉하는 소수종족을 겨냥한 법이다. 미얀마 극우불교단체인 마바타(Ma Ba Thaㆍ민족과 종교 수호위원회) 등은 이슬람 세력이 미얀마의 전통적인 불교문화에 심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불교 민족주의 세력과 미얀마 정부는 나라 안팎의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수지 여사와 NLD는 불교계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면서도 종족 및 종교를 차별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수치 여사와 NLD는 법안에 반대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이를 통과시켰다. 수치 여사는 결국 불교 민족주의 세력들의 반감만 사고 말았다. 위라투는 오랫동안 유지해온 NLD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월 위라투는 미얀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NLD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당시 위라투는 “NLD에는 민주주의라곤 찾아볼 수 없다. 수지의 행정 능력은 형편없다. 그는 독재자가 될 것이다. 수지는 고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NLD의 정책은 정말 최악이다. 그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은 보살피려 하지 않는다. 수지는 무슬림들 편만 들고 있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그들을 떠난다. 수지에 대한 나의 존경은 이제 증오로 바뀌었다”고 비난했다.

 마바타의 지도자인 미야타웅 사야다우는 총선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할 즈음인 지난 9월 한 집회에 참석해 “당신은 이슬람을 지지하는 당을 지지할 수 있나?”라며 NLD 낙선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미얀마 총선 당일 위라투는 자신의 대문 앞에 붙여 놓았던 수지 여사의 포스터를 떼어내기도 했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인종 및 종교 관련 법에 관한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수지 여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연일 NLD의 승리를 알리는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라투는 바로 며칠 전까지 수지 여사에게 보였던 강경했던 태도를 언제 그랬냐는 듯 싹 바꾸었다. 자신이 수지 여사를 미워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나는 수지를 좋아한다. 그러나 종족과 종교 법과 관련해서는 그녀와 맞서 싸울 것이다.”

 위라투는 미얀마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까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새로 들어설 NLD 정권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미얀마의 종족과 종교를 보전하기 위해 앞으로 더 강화된 법안을 제안할 계획을 슬쩍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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