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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투자자들, 고수익 좇아 국내로 환류" WSJ

등록 2016.10.17 18:29:20수정 2016.12.28 17: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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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18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엔화 강세로 전일 대비 259.63포인트(1.55%) 하락한 1만 6486.01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을 걷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2016.08.18.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올들어 달러 표시 자산 매입을 꾸준히 늘려온 일본의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환헤지 비용 상승'과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의 여파로 자국 시장으로 환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톰슨 로이터를 인용해 일본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투자 자산의 환 헤지 상품 매입에 들이는 비용이 올해 6월 이후 24%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인들이 엔/달러 환율 등락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들이는 통화스왑 상품 규모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왑 상품 거래비용이 준 데는 수급요인의 영향이 컸다. 수요가 몰리며 매입 비용이 급등하자 발길이 뜸해진 것으로 진단됐다. 파생상품 매입에 드는 비용이 미·일 양국간 국채 금리차를 상회하다 보니 굳이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이 상품의 구입에 드는 비용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일본은행의 새로운 양적완화 조치도 투자자금의 환류를 촉발한 또 다른 배경으로 꼽혔다. 일본은행이 장기채 수익률 0%를 보장하자 보수적 일본인들이 자금 일부를 다시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앞서 지난달 21일 장기금리(10년물 국채금리)를  0% 로 상향 유도하는 내용의 금융완화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은 10월 들어서도 확인되고 있다. 일본의 투자자들은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해외 채권 7377억엔(약 8조원) 어치를 순 매각했다. 해외 채권 순매도 흐름은 2주째 지속되고 있다. UBS의 선임 분석가인 에릭 심은 “일본인들이 현지 시장에서 0%이상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을 발견하고도 굳이 해외 통화 표시의 자산을 매입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달러 표시 자산에 투자할 때 통상적으로 통화 스왑 파생 상품을 함께 사들인다. 엔/달러 환율 등락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일본 국채간 금리차에 투자해 조금 더 높은 이윤을 남겨도 엔화로 환전했을 때 환율이 하락해 밑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일종의 '보험 상품'을 매입하는 것이다. 

 일본에 있는 마누라이프 자산 운용의 이시다 나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헤징 비용의 상승은 걱정거리”라면서 “현재 미국의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이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 채권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WSJ도 이러한 변화는 미 국채를 비롯한 해외 자산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의 수요가 정점을 이미 지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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