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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시도 이젠 옛말" 한숨 쉬는 울산시민들

등록 2016.12.23 15: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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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23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내 한 가게에 '점포임대' 표시가 붙어있다. 2016.12.23.  yohan@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23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내 한 가게에 '점포임대' 표시가 붙어있다. 2016.12.23.  yohan@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박일호 기자 =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조선업 불황 속에 산업수도이자 부자도시로 알려진 울산 지역이 차가운 겨울을 맞고 있다.

 23일 오전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안에는 한숨을 내쉬고 있는 상인들만 보이고 시민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식재료를 구입하러 온 시민들이 가끔 눈에 띄었지만 급격히 치솟은 물가에 손사래를 치는 모습이다.

 10년째 과일가게를 운영중인 김모(45)씨는 "올 여름부터 무더위와 중공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연말이 대목이란 말도 부자도시 울산이라는 말도 모두 옛말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십년간 이 곳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고 있다"며 "경기가 계속 바닥을 치면 전통시장부터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안에서는 좌판을 깔지 않은 노점상과 점포임대 전단지가 붙어있는 가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식당들은 청탁금지법 시행과 최순실 게이트 이후 연말 송년회나 단체 손님이 줄어들면서 더욱 심각한 생활고에 겪고 있다.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47·여)씨는 "시장 상인들은 경기 침체 얘기만 나오면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며 "혼자 가게를 운영해도 벌어가는 게 없기 때문에 직원을 쓸 염두는 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동구지역 부동산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선업 불황으로 일자리가 줄면서 전출인구가 늘어 지역 원룸의 공실률이 상승하고 월세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23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12.23.  yohan@newsis.com

【울산=뉴시스】안정섭 기자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23일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12.23.  yohan@newsis.com

 부동산 중개업자 이모(42)씨는 "월 40만~50만원이었던 원룸 임대료가 반값으로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며 "원룸 건축주 가운데는 조선업 퇴직자들이 많은데 퇴직금에다 대출금을 더해 임대사업을 하고 있지만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남구 야음동에 사는 주부 박모(33·여)씨는 아르바이트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보험료, 각종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씨는 "얼마 전부터 매달 20만원씩 적자가 나기 시작해 2세 계획을 미루고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다"며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과 일자리를 찾아 나선 주부들이 많아 단순한 아르바이트 자리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내년도 경기는 수요 결핍, 생산성 하락으로 2%대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소득 둔화와 감세정책 종료로 민간소비에 활력이 저하되고 시장수요의 부진 지속과 구조조정 등으로 설비투자 침체도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제조업 중심의 울산경제는 세계 및 국내 불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구조조정과 인구유출, 제조업 불황이 겹쳐 지역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yohan@newsis.com

 pi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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