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무회담 하루 연기한 배경...南대표단 명단에 당혹?

【서울=뉴시스】
북한은 지난 3일 늦은 오후 판문점 채널을 통해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하루 연기해 4월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진행하자"고 통지했다. 앞서 정부가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수석대표를 맡고 신용욱 청와대 경호차장과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 등 청와대 관계자 7명이 참여하는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지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북측이 정부의 대표단 명단을 통지받고 다소 당황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이번 실무회담에 참가하는 정부 대표단은 그동안 대북 접촉면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단 7명 중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나머지 4명의 청와대 관계자들도 북한 관련 업무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시작으로 이어진 실무회담 등에 통일부 고위 관계자들이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고, 북한은 이에 맞춰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 소속의 카운터파트를 회담에 내세웠다. 최근 남북 관계가 '파격'의 연속이긴 하지만, 회담에서 격(格)이라는 요소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전원이 청와대 참모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에 맞춰 누구를 내보낼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 외에 통일전선부가 있지만 국가정보원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해온 터라 청와대 참모들이 나오는 실무회담에 전면에 나서기 껄끄러울 수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위급 간부를 단장으로 내고, 나머지 대표를 경호·의전·보도 관련 간부급 일꾼들로 채울 거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실무회담 대표단 규모를 조정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북한이 7명이 아닌 6명을 내보내겠다고 통지했기 때문이다. 보도 분야에 3명이 포진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부분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북측의 이러한 통지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우리가 발표한 명단에는 의전·경호·보도와 관련된 부문별 실무책임자들이 포함돼 있다"며 "북측도 우리의 명단을 보고 실무회담이 잘 진행될 수 있는 라인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무회담 의제는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게 되는 만큼 경호와 관련한 모든 변수를 없애는 동시에 분단 이래 처음으로 남북 최고지도자가 만나는 순간의 극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연출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이 판문점 북측의 '72시간 다리'를 통과하는 것을 전제로 판문각에서 하차해 도보로 MDL을 넘어오는 방식 또는 평화의집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놓고 실무 조율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내려올 경우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과 오·만찬을 모두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될 거라는 전망이다. 사열 문제까지 실무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다뤄질 의제가 민감한 부분인 만큼 하루 만에 끝나지 않고 몇 차례 더 열릴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2007년에도 실무회담이 2~3차례 이뤄졌다"며 "이번 회담도 굉장히 세세한 부분까지 합의하고 집행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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