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번째용의자' 김상경 "정치적 성향 없다. 빨갱이 아냐"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김동영, 김상경, 허성태(왼쪽부터)가 26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10월10일 개봉한다[email protected]
1953년 전운이 가시지 않은 음울한 시대의 공기와 용의자들 간의 날선 경계심이 발화 직전의 고요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예술가들의 아지트인 오리엔타르 다방에 모인 화가, 시인, 소설가 등 개성 강한 용의자들이 저마다의 속내를 감춘 채 의뭉스러운 태도를 보인다.
김상경은 '화려한 휴가', '살인의 추억', 이번 작품인 '열두 번째 용의자'까지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작품을 많이 해왔다. 그는 정치색을 가진 배우로 보여지는 것을 염려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김상경이 26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10월10일 개봉한다[email protected]
김상경은 "배우가 이름을 얻고 나면 정치적인 자리에 초대를 많이 받는다. 저는 (그런 곳에) 한 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제가 개인적으로 안성기 선배님한테 여쭤본 적이 있다. 안성기 선배가 '배우가 한 쪽에 서게 되면 반을 잃게 된다'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우연히 '화려한 휴가'도 하고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을 하게 됐다. 제가 정치적인 성향이 있어서 하게 된 건 아니다. 배우로서 인물의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 뿐이다. 또한 사람들이 생각해 볼만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영화를) 하는 거다. 저는 빨갱이가 아니다"라며 극 중 등장하는 대사를 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김상경은 극 중 사건 담당 수사관 '김기채'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우리가 교육을 받을 때, 인간이 선하거나 악하다고 이분법적으로 사고를 한다. 근데 저는 그걸 믿지 않는다. 제가 배우 생활하며 느낀 게 권선징악이 없다는 거다. 배우라는 직업이 좋은 게 인간을 탐구할 수 있다는 거다. 이 사람은 그 당시에 자신만의 선택을 했던 것 같다. 이론적으로 사회가 양분화돼 있는데,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이 생각하는 걸 믿고 있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김기채는 그렇게 믿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선악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김동영, 허성태, 고명성 감독, 배우 김상경(왼쪽부터)이 26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10월10일 개봉한다[email protected]
그러자 김상경은 "'화양연화'를 좋아한다. 그 당시의 감성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굉장히 혼란의 시기였다. 전쟁을 치뤘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각자의 전쟁이 있었겠지만,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가 참전한 전쟁은 많지 않다. 이 시대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고명성 감독이 저한테 '올드하다는 것이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굉장히 공감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김상경이 26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허성태(오른쪽)를 보며 첫 주연을 맡아 긴장해 기침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10월10일 개봉한다[email protected]
오리엔타르 다방 주인 '노석현'은 배우 허성태가 분했다. 그는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묻자, "제가 개인적으로 내용과 상관 없이 제한된 공간에서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는 걸 좋아한다. '큐브' 같은 영화처럼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김동영 배우한테 감독님보다 먼저 연락이 왔다. 동영이를 믿고 그 후 감독님을 만나 출연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성태는 극 중 자신의 부인으로 나온 배우 박선영과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허성태는 "박선영 배우와 동갑이다. 근데 그 분이 계속 '오빠'라고 나를 부르더라.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넘어가려다가 일주일 후에 같은 77이라고 말하니, 계속 오빠라고 부르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겼다. 그러자 김상경은 "그래서 초반에 부르던 오빠의 뉘앙스와 나중에 부르던 오빠의 뉘앙스가 달랐구나"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또 한번 터뜨렸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배우 김상경이 26일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10월10일 개봉한다[email protected]
한편, 김상경에게는 '살인의 추억'과 관련한 질문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특정된 것과 관련해 "'살인의 추억' 이후 피해자 가족분들이 '왜 잡지도 못하는 걸 들쑤시기만 하냐'라고 말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봤다"라면서 "범인이 특정된 이후 봉준호 감독과 카톡을 했었다. 감독님 첫 마디가 '태윤아(극 중 김상경의 이름), 끝났다'라고 말씀하시더라. 예전에 관련된 질문에 제가 '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요즘 생각해 보면 제가 그런 영화를 해서 그런지 예전에 '공소시효'라고 KBS 프로그램 사회를 잠깐 봤었다. 미제 사건을 굉장히 많이 다뤘다. 정규로 됐을 때 MC를 안 한다고 했다. 사건들이 너무 힘들어서 감당이 안되더라. 근데 영화로 안 만들어진 사건들이 너무 많다. 근데 그런 사건들은 다 잊혀진다. 만약에 '살인의 추억'이 안 만들어졌다면, 그랬다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대중이) 잊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잡힌 것이) 영화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열두 번째 용의자'는 다음 달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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