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네이버 크림, 100% 수수료 면제 이벤트 돌연 중단 왜?

수수료 면제 혜택 악용한 리셀러들 자전거래 활개친다는 의혹 나와

크림 "많은 관심에 예산 소진돼 사전 안내 기간(8월 )보다 조기에 종료"

대신 남은 이벤트 기간 동안 동일 제품에 50% 할인 혜택 제공키로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리셀 플랫폼 네이버 크림(KREAM)이 8월 한 달 예정으로 진행하던 '수수료 100% 면제' 이벤트를 돌연 중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수료 면제' 혜택을 악용해 리셀 전문업체들이 '자전거래(스스로 사고파는 행위)'로 거래량을 늘리며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이 불거져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크림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8월 인기 상품 수수료 최대 100% 할인 혜택을 종료하고 남은 이벤트 기간 동안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 크림은 8월1일부터 31일까지 인기 상품 22종에 대해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10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리셀 전문업체들의 잇속만 채워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나이키 에어 조던 1 레트로 하이 OG 다크 모카' 스니커즈의 경우 이벤트가 시작된 1일부터 11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이 220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한 달간 하루 평균 거래량 177건과 비교하면 무려 1151% 증가한 수치였다.

7월 말까지만 해도 크림에서 같은 모델의 스니커즈 거래량은 단 18건에 그쳤다. 그러나 크림의 '수수료 100% 무료' 이벤트와 함께 이 스니커즈 거래량은 하루 만인 8월1일에 무려 4700건으로 약 260배 폭증했다.

거래량이 급증하며 7월 말 60만원이던 스니커즈 가격은 8월 들어 15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업계에서 네이버 크림만 판매자·구매자에게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는 '보관 판매'와 '창고 보관 구매' 서비스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보관 판매는 실제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판매자가 크림에 제품을 발송해 검수를 마친 후, 물류창고에 제품을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자는 보관 판매시 희망하는 판매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수락한 구매자가 나타나면 거래가 성사되는 방식이다.

구매자 입장에선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했더라도 실제 택배로 물품을 배송 받지 않고 크림의 창고에 보관해 둘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창고 보관 구매'다.

구매자가 창고 보관 구매로 구입한 상품을 바로 배송 받지 않고 그대로 '보관 판매'로 전환해 놓으면 실제 신발의 이동 없이 거래 성사가 이뤄진다.

문제는 해당 제품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자와 구매자는 크림의 '보관 판매'와 '창고 보관 구매' 서비스를 악용해 짜고 치는 '자전 거래'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송료나 수수료 등의 추가 비용을 모두 면제해주는 크림의 이벤트가 리셀러들의 '자전거래'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구매자는 자전 거래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금, 크림 포인트 등의 추가 이득을 얻고 제품 가격도 급등시킬 수 있다.

네이버 크림에서는 결제 수단을 '네이버 페이'로 선택하면 결제 금액의 2.2%를 적립해주는데, 80만원을 기준으로 2만원 가량을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자전 거래를 100건만 체결하면 200만원을 불로소득으로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크림이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리셀러들의 자전 거래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크림이 현재 추가로 외부 투자를 유치할 예정인데, 기업 가치 산정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바로 거래액"이라며 "전문 리셀 업자들의 자전거래로 크림의 거래액 규모가 늘 수 있지만, 개인 구매자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아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이벤트 종료에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온라인 스니커즈 커뮤니티에서는 "이벤트를 하려면 처음 공지대로 8월 한 달간 진행해야지, 갑자기 종료해 당황스럽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크림 측은 "회원들의 많은 관심 속에 예산이 소진돼 사전 안내 기간보다 빠르게 이벤트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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