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면제 무전군필...또 불거진 병역비리 철저 수사해달라"
스포츠·연예계 병역비리 확산에 청년들 분통
"가진 것 없어 18개월 허비했단 맘 안 들어야"
수천만원 받고 군 면제 도운 브로커 구속기소
스포츠선수 등 병역비리 의심자만 최소 70명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 박은혜)는 지난달 21일 군 관계자 출신 40대 브로커 구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구씨는 뇌전증 증상을 허위로 꾸며내는 병역면탈 방법을 알려주고 인당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은 이달 초부터 '병역 면탈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 중인데 구씨 외에 다른 브로커와 의료진 등도 수사 중이다.
병역비리 의심자는 현재까지 7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검찰은 고위 공직자 및 법조인 자녀, 프로스포츠 선수와 연예인 등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례로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7·OK금융그룹)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며 브로커 도움을 받아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현역으로 판정 받은 이후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호소해 지난 2월 재검에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현재 병역 면탈 사건에 연루돼 다음달 5일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프로 축구선수, 유명 배우 등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사건에 연루된 브로커나 가담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022년도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지난 2월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혈액 검사 후 대기하고 있다. 2022.02.07. livertrent@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2/07/NISI20220207_0018420495_web.jpg?rnd=20220207092739)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022년도 첫 병역판정검사가 실시된 지난 2월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혈액 검사 후 대기하고 있다. 2022.02.07. [email protected]
병역 면제를 위해 유명인들과 브로커 사이 수천만원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청년들을 중심으로는 허탈감과 박탈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높아지고 있다. '유전면제, 무전군필'이라는 자조섞인 반응들도 흘러나왔다.
지난해 10월 군대를 전역한 신민기(22)씨는 "돈 있는 사람들이 불법·편법으로 병역 면탈 방법을 얻는다는 이야기에 돈 없고 선량한 나 자신이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육군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인 20대 김모씨도 "불법이지만 수천만원을 낼 수 있는 사람만 브로커를 통해 그 수법을 얻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가진 게 없는 나는 1년6개월을 허비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현역 공군병인 박모씨(24)도 "이번 뉴스를 듣고 군대 동기들 사이에서도 '유전면제, 무전군필'라는 말이 나온다"며 "선임들도 우리에게 '돈 없어서 군대 왔구나'라며 자조섞인 농담도 던진다"고 전했다.
곧 입대를 앞둔 대학생 최진만(20)씨도 "솔직히 누군들 군대를 가고 싶겠냐"며 "돈 가진 사람들은 저렇게 빠져나갈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며 새삼 상대적 박탈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366명이 고의적 병역 면탈 행위로 검찰에 송치됐다. ▲2017년 59건 ▲2018년 69건 ▲2019년 75건 ▲2020년 69건 ▲2021년 60건 ▲2022년 1~8월 34건 등 매년 60~70건 안팎의 병역비리가 적발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