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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여명' 언제쯤③] "여전히 기회 남아" 누가 미래 주도권 쥘까

등록 2023.02.20 08:30:00수정 2023.02.21 11: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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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온라인·모바일서 신선식품 거래액 13조...온라인 침투율 25% 수준

이머커스 쿠팡, 물류센터 자동화 충성고객 확대…첫 분기 흑자 기록도

상장 추진 업체들 "시장 상황 따라 탄력적 대응"…롯데-오카도 투자 주목

자동화 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사진=롯데쇼핑) *재판매 및 DB 금지

자동화 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사진=롯데쇼핑)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연초부터 컬리와 오아시스가 기업공개(IPO) 추진 철회를 연달아 선언하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과 투자 매력에 의구심이 나오지만, 여전히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직 신선식품을 모바일 또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수요가 전체 신선식품 구매 수요 대비 25%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실제 '유통 공룡' 롯데를 비롯해 새롭게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준비 중인 곳도 여럿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농축수산물(신선식품) 거래액은 해마다 성장세다. 2020년 9조8883억원, 2021년 12조5081억원, 지난해 13조8706억원으로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선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을 25% 수준으로 추산한다.

아직 성장세를 보여온 시장인 만큼 차별화 무기와 거대 자본을 가지고 새로 뛰어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가 이끄는 롯데쇼핑은 세계 최고의 배송 자동화 시스템 기술을 갖춘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플랫폼 '오카도(Ocado)'와 손잡고 대한민국 '온라인 그로서리 1번지'가 되겠다고 지난해 11월 선언한 바 있다.

이 시장에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식료품 주문과 배송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할 계획이다.

11번가 역시 올해 LFFC(local Fresh Food Center, 로컬프레시푸드센터) 기반의 신선식품 버티컬 영역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연구원은 "신선식품은 배달될 때까지 신선함이 유지돼야 한다는 요소 때문에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국내 플랫폼들은 신선도 유지는 물론이고 온라인 배송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빠르게 안착한 만큼 그간 투자해온 배송 시스템을 토대로 이 시장의 성장성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 시장에 뛰어들어 세력을 확장 중인 곳은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에서 상장(IPO)에 성공해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속적인 적자 우려에도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 물류센터와 배송 캠프를 구축했고,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절감을 위해 2020년까지 물류 인프라 자동화 기술에 5000억원을 투자했고 2021년에는 투자금액을 7500억원으로 늘렸다.

그 결과 마침내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익일배송) 시작 후 8년 만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037억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이익을 실현했다. 신선식품 제품은 국내에서 '로켓프레시'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의 생존 여부는 물류센터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플랫폼 인지도를 높여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는 그 자체로 뉴노멀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쿠팡은 규모의 경제뿐 아니라 자동화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했고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배달 주문 플랫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 고객을 늘려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자동화 시스템 구축 및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얼마나 전략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지가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의 생존을 결정하는데 아직 다수 업체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하지만, 증시 상황이 녹록지 않아 그마저도 힘든 상황이다.

마켓컬리, SSG닷컴은 2021년 기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한 1조 5614억원, 9.6% 증가한 1조49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오아시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35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오아시스를 제외한 마켓컬리와 SSG닷컴은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마켓컬리와 SSG닷컴의 영업손실은 각각 2177억원, 1079억원에 달했다. 오아시스는 57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 가운데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는 올해 초까지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해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2021년 상장 주관사까지 선정하며 상장 준비를 모두 마쳤지만, 상장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냉랭한 증시 속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유일하게 흑자 경영을 이어가는 오아시스는 2021년 기준 현금성 자산이 998억원으로 1000억원에 육박한다. 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전년도 232억원에서 2021년 146억원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플러스로 가고 있고,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137억원에서 70억원으로 줄어 빚도 갚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오아시스는 상장 철회 후에도 건전한 영업활동과 충분한 현금성 자산으로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흑자의 기반이 되는 IT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투자는 무리없이 이어갈 전망이다.

SSG닷컴은 매출 규모가 오아시스보다 4배 가까이 크지만 현금성 자산은 2021년 기준 520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전년도 1230억원에서 2021년 -437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에 SSG닷컴은 지속해서 비용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에 산재한 PP센터(피킹&패킹센터) 중 효율성이 떨어지는 곳을 중단해 선택과 집중을 꾀하고 있다. 이용률이 저조한 충청권 새벽배송을 지난해 12월 종료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SSG닷컴은 2018년 12월 사모펀드 등에서 1조원 투자를 약속받았고, 이듬해 법인 설립 당시 7000억원 투자를 우선 집행받았다. 이후 지난해 4월 추가로 3000억원 투자를 집행받아 현재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 사업은 전산화·자동화·기계화를 통해 고정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고, 고객 인지도를 높여 최대한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만큼의 충분한 자금 여유가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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