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경찰에 살해된 10대 매장식, 전국 폭동에 마크롱 獨방문 연기
낭트레 이슬람사원서 장지까지 운구 행렬
전국적 시위로 경찰 4만 5000명 진압작전
시위대 총 2400명 체포..이민들 분노 폭발
![[파리=AP/뉴시스] 프랑스 파리의 진압경찰이 7월1일 밤 개선문 앞에서 샹젤리제 거리에 이르는 고급 상가의 약탈을 막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 날 파리 교외의 낭테르에서는 경찰관에게 총격 살해 당한 아랍계소년 나엘의 매장식이 거행됐다. 2023. 07.02.](https://img1.newsis.com/2023/07/02/NISI20230702_0000314745_web.jpg?rnd=20230702073254)
[파리=AP/뉴시스] 프랑스 파리의 진압경찰이 7월1일 밤 개선문 앞에서 샹젤리제 거리에 이르는 고급 상가의 약탈을 막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 날 파리 교외의 낭테르에서는 경찰관에게 총격 살해 당한 아랍계소년 나엘의 매장식이 거행됐다. 2023. 07.02.
사건이 발생한 파리 교외의 낭테르에서는 1일(현지시간) 입을 꾹 다물고 분노와 슬픔에 찬 수 백명의 프랑스내 무슬림들이 모여서 이슬람 전통의식에 따라 언덕 위의 이슬람 성원에서 장례식을 마치고 나엘의 관을 묘지까지 운구하는 행진에 참가했다.
이 번 사건으로 프랑스 전국에서 나흘 연속 폭력시위와 약탈 등이 계속되자 1일 경찰은 5일째의 시위 진압을 위해서 전국적으로 4만 5000명의 경찰 병력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6월 27일 발생한 알제리계 청년 나엘의 죽음으로 지금까지 체포된 사람은 약 2400명으로 늘어났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1일 밤 트위터를 통해 항구도시 마르세이유에서 밤이 되면서 시위가 격화돼 약 200명의 진압경찰이 추가 투입되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TV들은 시위광경과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경찰은 마르세이유에서 29명, 파리의 샹젤리제에서 최소 37명을 이 날 밤 추가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파리에서 가장 호화로운 샹젤리제 거리의 고가 사치품 상점들 거리에는 아예 체포된 사람을 후송할 대형 경찰 밴들이 주차해 있는 광경이 방영되었다.
나엘이란 이름만으로 알려진 10대 소년이 경찰에게 사살 당한 파리 교외의 낭테르에서는 수 백명의 군중이 소년의 하얀색 관이 운구되어 산정의 묘지로 향하는 동안 이슬람 성원에서 장지까지 행렬에 참가하거나 길가에 서서 소년을 배웅했다.
군중 가운데 일부 남성들은 돌돌 말린 기도용 양탄자를 들고 있었고 기자들의 접근을 막거나 어떤 곳에서는 취재진을 아예 쫓아내기까지 했다.
수 십명의 여성들은 " 남자가 먼저"라는 호통에 묘지 입구에서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나엘의 모친은 흰옷을 입고 박수를 받으며 묘지에 들어갔다. 조문객들은 대부분 젊은 아랍계와 흑인 청년들이었다.
묘지 안에서는 사람들이 소년의 관을 머리 위로 높이 들고 매장지로 향했고 남성들이 어린 소년들의 손을 잡고 뒤따랐다. 경찰은 묘역 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마크롱의 독일 방문이 미뤄지면서 그의 외교적 체면까지 구기게 되었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독일의 프랑크-발터 스타인마이어 대통령 사무실은 1일 마크롱이 직접 전화로 23년만의 프랑스 대통령 독일 공식방문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발표했다.
마크롱은 1일 저녁 항공편으로 베를린에 도착해 다른 두 도시까지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대통령실은 "현재 국내 사정을 감안해서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 동안 국내에 머물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알제리계의 나엘은 운전을 하고 가다가 시내의 교통 대기 중에 경찰관이 차 안을 들여다 보면서 총으로 운전석을 쏘아 사망했다. 동영상 증거물에 따르면 경찰관은 처음엔 운전석을 총으로 겨냥했고 나엘이 겁에 질려 차를 앞으로 출발시키자 차창을 통해 총을 발사했다.
나엘의 어머니는 이번 주 프랑스 5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랑스 경찰 전체에 분노한 게 아니라 아들을 총살한 경찰관에게 화가 난 것"이라며 " 아랍인 같은 용모를 가진 아이라고 해서 당장 죽이고 싶어 한 게 문제"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수 십년 동안 인종차별을 언급하는 것 자체도 터부시 되어왔다. 공식적으로 유색인종을 비롯한 모든 인종을 포용하는 자유국가였다. 하지만 비판자들은 그런 원칙의 이면에는 여러 세대에 걸쳐서 계속된 제도적인 인종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나엘의 살해범으로 예비 조사를 마친 경찰관은 자의적인 살인 혐의로 구금되어 있으며 강력한 처벌이 예상되지만, 재판 이전에 많은 조사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경찰 당국은 밝혔다.

사건 이후 프랑스 전국에서 수 백명의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이 폭력 시위 중에 다쳤다. 아프리카 기아나의 동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는 54세 남성이 시위 중 유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번 항의 시위는 죽은 나엘의 거주지를 비롯한 프랑스 빈민 지역에 끈질기게 존재해왔던 빈곤과 차별, 실직사태와 기회 불평등에 대한 프랑스 식민지 출신 인종들의 고통과 분노가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 교외의 운송노동자 삼바 세크(39)는 " 이번 사건은 가스 통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거나 같다. 청년 노숙자들은 이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우리는 집도 직업도 없고 , 취직을 한다고 해도 너무나 임금이 낮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폭동은 2005년에도 일어난 적 있는데 마크롱 대통령은 그 때 사용했던 국가비상사태 선언을 이번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 대신의 대규모 경찰병력을 투입해서 전국적인 시위와 폭동, 약탈에 대처하기로 했다.
일부 경찰관들은 휴가 중에 불려와서 진압작전에 투입되었다.
프랑스 법무장관 듀퐁 모레티는 1일 청년들이 폭동 장면의 사진이나 기타 앱을 통한 선동을 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소셜 미디어가 폭력사태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비난 했다. 내무부도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서 폭동을 조직하거나 전파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정부는 이번 시위사태를 피해를 본 상점 주인들에 대한 지원도 약속하면서 "법과 질서"의 회복을 다시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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