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지 복원 문제①]재선충 감염여부 알 수 없는 소나무 지주목 대량 유입
수입산 소나무 지주목도 검역 여부 확인 불가…열처리도 하지 않아
경북 뿐 아니라 전국 산불 복구지에서 이 방식으로 진행
[안동=뉴시스] 산불 복구 현장에 사용된 지주목. (사진=독자 제공) 2023.11.20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류상현 기자 = 산불이 난 후 경북 도내 곳곳에서 조림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식재 묘목의 쓰러짐을 막고자 사용되는 지주목 상당수가 재선충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소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나 재선충 방제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 들어 A군은 조림사업을 시행하면서 2억8900여만원을 들여 외지주(묘목 1개에 1개만 사용하는 지주) 20만8000여개, 이각지주(ㄷ자 모양으로 3개 사용) 3만3000여개를 사용했다.
조림사업에서 지주목으로는 소나무, 미송(아메리카산 소나무), 낙엽송 등의 재질로 된 것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곳의 조림사업에서 소나무로 된 지주목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경북도와 A군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군은 지역의 한 제재소가 납품한 약 10만개만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 외 다른 지역의 지주목 생산업체가 납품한 지주목은 A군 관할 업체가 아니어서 소나무 지주목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A군 확인결과 소나무 재질의 지주목을 사용하려면 재선충 감염 방지를 위해 열처리를 해야 하지만 열처리를 하지 않은 채 모두 납품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소나무인 미송으로 만든 지주목도 상당수 사용됐으나 경북도와 A군은 이마저도 정확한 수량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산 소나무 역시 병해충 예방을 위해 반드시 열처리 한 후 사용돼야 하나 A군이 확인한 결과 이 역시 모두 열처리를 하지 않고 납품됐다.
어떤 유통경로로 이 미송이 공급됐는지, 검역확인서가 있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A군이 파악한 수입산 소나무는 지역의 제재소가 납품한 10만개 가운데의 '약 5만개'에 그치고 있다.
재선충 감염여부도 알 수 없고, 열처리도 하지 않은 소나무 재질의 지주목이 산불지 조림 현장에 대거 투입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A군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조림업체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의 산불 복구 현장에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지주목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재선충 방제를 위해 아무리 감염목을 베내고 약제를 살포해도 이런 조림작업에서 뚫리면 모든 게 허사"라며 "산불 복원지에서 재선충 감염 여부가 불확실한 소나무 지주목이 대량 사용됐다는 것은 재선충 방제망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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