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행정체제개편 주민투표, 법률 제·개정…내년 상반기 마무리해야

오영훈 지사, 새 행정체제 위한 로드맵 제시

올해는 사실상 무산…민주당 내 의견차 여전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제주도 원도심과 동부지역 전경. 제주시를 둘로 나누는 등 2개 행정시를 3개 기초자치단체로 개편하는 제주형 행정체제가 추진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제주형 행정체제를 위한 주민투표와 법률정비 시한이 내년 상반기로 정해진 가운데 제주지역 더불어민주당 내 의견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7일 제주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26년 지방선거에 맞춰서 새로운 행정체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주민투표를 마쳐야한다”고 밝혔다.

주민투표 이후에 관련 법률의 제정과 개정도 2026년 7월 민선 9기 출범 1년 전에 모두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시일이 촉박할 상황이다. 제주도는 당초 올해 말까지 주민투표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

오 지사는 “행정안전부에서 자료요청이 1차로 9월에 있었고, 2차로 10월 중하순에 있었다”며 “답변을 작성하는 중인데 논리적 근거를 담아서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이 최근 발의한 ‘제주도 제주시·서귀포시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3개 시로 나누는 제주도의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현행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2개 행정시로 관할구역을 유지하면서 기초자치단체로 바꾸자는 안을 제시했다.

민주당 소속 오 지사와 같은 당 위성곤(서귀포)·김한규·문대림(제주시갑) 국회의원은 10월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건의하기도 했다.

오 지사는 김 의원의 발의에 대해 “입법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은 다양한 형태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담당 간부 공무원이 (김한규 의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했는데,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3개 기초자치단체로의 행정체제 개편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6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제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서면으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조속한 실시’를 요청했다.

[제주=뉴시스] 7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현안과 관련해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024.11.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도는 지난 2006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서 기존 제주시·서귀포시·북제주군·남제주군 등 4개 시·군과 기초의회를 폐지하고 단일 광역자치단체로 전환했다.

현재의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행정 서비스 편의를 위해 구분한 행정시일 뿐이어서 자치권이 없고, 시장을 도지사가 임명한다.

단일 광역체제와 관련해 그동안 권한 집중에 따른 ‘제왕적 도지사’라는 지적과 함께 지역문제에 대한 주민 참여 제한, 행정서비스의 일방적 공급 및 질 저하, 생활민원처리 지연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올해 1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대안으로 ‘시군 기초자치단체·3개 행정구역(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을 도지사에게 권고했다.

제주도는 이를 수용하고 주민투표를 정부에 건의했다. 주민투표는 3개 기초단체 설치에 대해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안과 현행 체제 유지안 중 선택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또는 반대하는 형식 중 한 가지 방식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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