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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유출 우려에 너도나도" 딥시크 차단령 확산(종합)

등록 2025.02.06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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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외교부, 과기부 등 대부분 중앙부처 및 광역지방단체 등에 딥시크 주의보

재계·금융권도 동참…SKT·KT·삼성 등 ICT 기업 대부분 외부 AI 제한

[베이징=AP/뉴시스]28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사용자 휴대전화 화면에 딥시크(DeepSeek)와 챗GPT(ChatGPT)의 애플리케이션이 보이고 있다. 2025.01.28.

[베이징=AP/뉴시스]28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사용자 휴대전화 화면에 딥시크(DeepSeek)와 챗GPT(ChatGPT)의 애플리케이션이 보이고 있다. 2025.01.28.

[서울=뉴시스]윤현성 윤정민 심지혜 기자 =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 쇼크 이후 정부 부처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들도 나서 내부 업무망에서의 이용을 차단하고 나섰다. 정보 유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통일부 등에 이어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른 부처들도 소속 공무원들의 딥시크 접속에 따른 주의를 당부하고 일부 업무용 PC의 경우 접속을 차단했다.

인공지능(AI)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최근 출시된 딥시크 R1에 대해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등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우리부 정보통신망(인터넷망)에서 딥시크 접속을 차단한다"고 공지했다.

주요정보 유출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내부 업무망에서의 이용은 물론 외부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에서 딥시크 접속을 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산하 기관인 출연연 등에도 해당 가이드라인을 전파했다.

 원전 기술을 다루는 한국수력원자력도 보안을 위해 챗GPT의 업무용 사용을 제한해왔고, 딥시크에 대해서도 이달 1일 사내 업무망을 통해 '중국 AI 서비스 딥시크 사용 금지' 공문을 게시했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는 최근 모든 중앙부처와 광역지방단체 등에 생성형 AI 사용 관련 보안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딥시크 뿐만 아니라 챗GPT를 비롯한 주요 AI 모델들도 포함됐다.

금융 당국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외부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에서의 딥시크 접속을 제한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도 딥시크 접속을 제한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처음부터 딥시크 접속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KB증권, 토스증권도 사용을 차단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중국에 있는 딥시크 본사에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절차와 관련한 공식 질의서를 발송했다. 딥시크가 어떤 개인정보를 어디에서 수집하는지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국내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중국 서버에 저장되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다는 취지다. 다만 딥시크는 아직 회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롯데·신세계 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비롯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등 ICT 기업들이 앞다퉈 딥시크 접속 차단에 나섰다.

특히 업무 용도로 딥시크를 사용할 경우 AI의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내부 정보가 유출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3년부터 사내에서 생성형 AI 이용을 제한해왔다. 딥시크 뿐만 아니라 챗GPT 등 주요 LLM 서비스가 사내망에서는 이미 모두 차단돼있고, 업무 환경에서는 삼성 가우스 등 자체 개발 AI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SK,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활용 중이고, 사내 PC에서는 허가되지 않은 외부 프로그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보안이 중요한 금융권에서도 사내에서 외부 AI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사내 공식 공지를 통해 딥시크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사내망에서 딥시크를 업무용으로 활용 금지했다. 딥시크 보안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직원 개인 PC에서도 딥시크 사용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권고했다"며 "회사 클라우드 업무 환경, 사내망에서는 딥시크 관련 도메인이 차단돼 접속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는 공식 공지는 하지 않았지만 사내에서 딥시크 사용이 안 된다.

SK텔레콤은 "업무망에서는 기본적으로 외부 LLM(거대언어모델) 접속 시 차단하고, 사내 전용 LLM 챗봇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딥시크 역시 같은 기준으로 사내망에서는 차단된다"며 "업무망이 아닌 일반 인터넷망에서 접속할 경우엔 최대 2킬로바이트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외 LLM 접속 시 회사 기밀 정보 유출 등에 대한 개인정보보안서약을 진행하는 등 철저히 관리 중"이라고 강조했다.

KT의 경우 사내망에서 AI 부문 협업을 진행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만 사용이 가능하다. 딥시크 뿐만 아니라 구글 제미나이, 챗GPT 등 외부 LLM 사용은 업무 환경에서 사용이 불가하다. 다만 개인 모바일·PC 등에서의 사적 활용은 회사 차원에서 별도로 제한하고 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무환경에서는 통상적으로 모든 외부 앱 사용이 금지돼있다. 저희 회사의 경우에도 사내 인트라넷 내에 전용 툴들이 구성돼있다"며 "업무적으로는 딥시크만이 아니라 대부분 차단되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것까지 막진 않는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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