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잘못했나…기죽지마"…충암고 간 박주민, 졸업식 축사서 한 말

"여러분들 기죽을 필요 없다"

"잘못된 건 어른들, 우리의 후진적인 정치 문화"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모교인 충암고를 방문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야구부 선수들을 격려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2021.09.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서울 충암고 학생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라는 이유로 애꿎은 피해를 본 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충암고 졸업식에서 "여러분이 뭘 잘못했느냐. 잘못된 건 어른들"이라고 말했다.

충암고가 소재한 서울 은평갑이 지역구인 박주민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충암고 졸업식 축사를 공개했다.

서울 충암고 제54회 졸업식에 참석한 박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최근에 있어서는 될 일이 벌어지다 보니까 뜻하지 않게 충암고 학생들이 겪지 않아도 될 일들도 겪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일 제54회 충암고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다. (사진=박주민 의원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박 의원은 "정치를 하는 저 같은 사람이 좀 잘못한 것 같고 그 점에 대해 매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여러분들은 기죽을 필요 없다. 여러분들이 뭘 잘못했냐. 잘못된 건 어른들이고, 우리의 후진적인 정치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제 여러분들이 조금 더 넓은 사회로 나가시게 될 텐데 그동안 사귀었 친구들,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 부모님들이 진짜 소중하고 고맙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이라며 "이런 고마운 분들이 가슴 속에 있는 한, 힘든 일을 겪으시더라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충암고는 윤 대통령(8회)뿐 아니라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김용현(7회)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17회)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상민(12회)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출신 고교다.

이들이 소위 '충암파'로 불리면서 충암고 학생들은 내란 사태 이후 협박과 폭언에 시달렸다. 이에 학교 측은 재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9일부터 이날까지 한시적으로 교복 대신 사복을 입을 수 있도록 조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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