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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여파로 안정 택한 차준환…오히려 金으로 이어졌다[하얼빈AG]

등록 2025.02.13 22:58:57수정 2025.02.14 0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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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가기야마 제치고 남자 싱글 금메달

한국 피겨 남자 싱글 사상 첫 메달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차준환이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5.02.13. mangusta@newsis.com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차준환이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하얼빈=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부상 여파로 해야했던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오히려 값진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차준환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끝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경기에서 총점 281.69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이번 대회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히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은메달리스트인 가기야마 유마(일본)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94.09점으로 2위였다. 103.81점을 받은 가기야마와 9.72점이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187.60점을 얻으면서 168.95점에 그친 가기야마를 8.93점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차준환은 이번 프리스케이팅에서 '모험'을 걸지 못했다. 발목 부상으로 인한 여파다.

오른쪽 발목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는 차준환은 부츠를 교체하면서 통증이 심해져 지난해 11월 중순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5차 대회 도중 프리스케이팅을 기권했다.

이후 발목 부상을 관리하기 위해 프로그램 난도를 낮췄다. 그랑프리 5차 대회 이후 치른 2025~2026시즌 국가대표 1, 2차 선발전과 2025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에서 모두 2023~2024시즌보다 낮은 난도의 연기를 수행했다.

지난 시즌까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쿼드러플 토루프, 쿼드러플 살코 등 3개의 4회전 점프를 포함했지만, 발목 상태 악화 이후로는 4회전 단독 점프 2개만 구사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가기야마와 격차가 상당했기에 차준환으로서는 모험을 하는 것도 고민해볼 수 있는 선택지였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차준환은 금메달을 따면 큰 선물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차준환은 모험 대신 안정을 택했다.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시상식에서 차준환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2025.02.13. mangusta@newsis.com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시상식에서 차준환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그는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최근 했던 프로그램 구성에서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가 계속 있기 때문에 난도를 높이는 것이 도전이 아닌 무리일 것 같은 생각이 더 크다"고 전했다.

물론 선수로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차준환은 "늘 도전하고 싶고, 모험을 갈구한다. 그러나 긴장감이 큰 종합대회에서는 도전을 하는 것이 여태 준비한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 완성도도 떨어질 수 있다"며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내가 준비한 것들을 완성도 있게 보여드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부상으로 인해 해야했던 어쩔 수 없는 선택은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돌아왔다.

물론 차준환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자신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큰 실수 없이 소화하고, 실수가 나온 뒤에도 침착하게 대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기야마의 실수가 겹치면서 금메달은 차준환에게 돌아갔다.

차준환은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4회전 점프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다.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토루프를 모두 실수없이 뛰면서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수행점수(GOE)를 각각 3.10점, 2.47점을 따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할 차례였으나 연결 점프를 뛰지 못했다.

차준환은 당황하지 않았다. 스텝 시퀀스로 숨을 고른 차준환은 10%의 가산점이 붙는 연기 후반부에 배치한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트리플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깔끔하게 뛴 차준환은 단독 점프로 예정했던 트리플 플립에 트리플 루프를 연결했다.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에 출전한 차준환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5.02.13. mangusta@newsis.com

[하얼빈(중국)=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현지 시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에 출전한 차준환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다만 착지가 불안해 언더로테이티드(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나왔다. 차준환이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받은 유일한 감점이다.

차준환과 달리 가기야마는 쿼드러플 플립, 쿼드러플 살코, 쿼드러플 러츠,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 4회전 점프 4개를 프로그램에 넣었다.

이 중 완벽하게 소화한 것은 쿼드러플 살코 뿐이었다.

쿼드러플 플립을 뛴 후 착지가 불안해 GOE 1.98점이 깎였고, 쿼드러플 러츠를 뛴 후에는 빙판 위에 넘어져 쿼터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에 감점 1점까지 떠안았다.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트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로 낮춰 연기했고, 트리플 악셀을 뛴 후에는 또 다시 넘어졌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완성도에 방점을 둔 덕에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차준환은 병역 혜택도 받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차준환은 "안정을 택한 것이 금메달로 이어진 것은 결과론"이라며 "연습하고 있던 것을 선택했고, 노력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의 결과를 바라보고 도전하는 것은 여태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던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클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난도가 높은 기술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부상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회복하면 도전적인 구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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