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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막판 쟁점⑤]"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尹, 내란죄 성립 부정

등록 2025.02.16 09:00:00수정 2025.02.16 09: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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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성립하기 위한 '폭동' '체포' 적극 부인

홍장원 직접 공격하기도…"탄핵·내란 공작 시작"

"사람 대신 인원 사용 안해"…곧바로 인원 사용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02.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헌정사 처음 현직 신분으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직접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해 적극적인 변론을 이어 나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주장과 '정치인 체포지시, 국회 진입 등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발언으로 내란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尹, 3차 변론기일부터 헌재 출석…"아무런 일 일어나지 않아"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지난달 21일부터 변론에 출석했다.

그는 첫 변론기일에 참석해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쪽지를 기재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걸 준 적도 없다. 나중에 언론에 메모가 나왔다는 걸 기사로 봤다. 기사 내용도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국회에 모인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있느냐'는 질문엔 "없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5차 변론기일부터는 "계엄이 신속 해제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내란 혐의를 부인했다. 내란죄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켜야' 성립하기 때문에 '폭동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회 봉쇄 의혹에 대해서도 "실제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다느니 받았다느니 등 이야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를 쫓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4인1조로 해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에 대해선 "특전사 요원들이 소화기 공격을 받고 나오는 그런 상황에서 과연 상식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파견해 서버를 확보하려 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제 지시는 가서 무슨 장비가 어떤 시스템으로 가동되는지 보란 거였다"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도 압수한 게 전혀 없는 걸로 저는 보고 받았다. 그만큼 계엄이 신속 해제돼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정치인 체포 의혹' 홍장원 전 차장 발언엔 18분 반박

또 하나의 국헌문란 핵심인 정치인 체포 의혹을 언급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해서는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취지 주장을 폈다.

특히 6차 변론에서는 "지난해 12월 6일 홍 전 1차장의 공작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직접적으로 홍 전 차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8차 변론에서는 직접 18분간 발언하며 체포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몇 달 전부터 정치적 중립 문제와 관련해 (홍 전 차장이) 국정원장의 신임을 많이 잃은 상태였다. 홍 전 차장 본인도 이미 국정원장 눈밖에 났고,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전 차장과 무엇인가 있었다면 즉시 '원장의 판단에 따라 하세요'라고 못 했을 것"이라며 홍 전 차장이 주장하고 있는 정치인 체포조 의혹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곽 전 사령관 진술에 대해서도 "만약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면 '현재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 병력으로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는 게 상식"이라며 "다짜고짜 전화해서 의결 정족수가 안 되게 막아라, 끄집어내라 이런 지시가 가능한 얘기인지 상식선에서 들여다봐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2025.02.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2025.02.13. [email protected]

일부 발언 또 다른 논란…추가 변론기일은 2회

윤 대통령은 ▲선관위 스크리닝 ▲국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계엄 ▲일시적 계엄 ▲평화적 계엄 등 표현을 동원하며 탄핵 사유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헌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부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빨리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서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당일 변론에서도 '인원'이라는 표현을 수 차례 사용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지시대명사로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취지로 추가 설명을 내놓아야 했다.

7차 변론기일에서 청구인 측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과 설전을 벌이는 중에도 "체포나 누군가를 끌어내는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국민에게 군인이 억압이나 공격을 가한 사실이 없다"며 “오히려 경비, 질서 유지를 하러 간 군인이 시민에게 폭행당하는 상황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헌재는 오는 18일과 20일 각각 9차, 10차 변론기일을 추가로 지정했다. 9차 변론기일에서는 청구인과 피청구인 측에 각각 2시간씩 주장과 입장을 정리할 기회를 부여했다. 10차 변론기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 전 차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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