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컥" 숨멈추는 수면무호흡증…냅두면 '심부전' 위험
수면무호흡증, 심혈관계 질환엔 '독'
규칙적생활·체중관리·적당한 운동을

【서울=뉴시스】호흡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 뉴시스DB) 2025.02.19. [email protected].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는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83만5223명으로, 이중 수면무호흡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5만3802명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환자의 50% 이상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83%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뇌가 각성 상태에 들어가게 되고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과도한 주간 졸림증, 만성 피로,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두통, 불면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생긴다. 졸음운전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등 다양한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인지장애, 우울증, 치매 등 정신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나진오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산소포화도를 떨어뜨리고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밤에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하게 해 고혈압, 심부전 같은 치명적인 심장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중증 수면무호흡증은 모든 사망률을 약 4배 높이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약 5배 더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심장질환은 심부전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부전증은 심장이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충분히 순환시킬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은 일부 암보다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부전증이 있는 환자는 수면 중 과도하게 숨을 쉬다 갑자기 숨을 멈추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런 중추성 수면무호흡과 과호흡이 반복되는 '체인-스톡 호흡'은 사망 직전 나타날 수 있어 '임종호흡'이라고도 불린다.
수면의 질을 확인하고 싶다면 수면 중 맥박수나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자면 도움이 될 수 있다. 100% 정확하진 않지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또 거울을 통해 입속을 들여다봤을 때 혀가 목젖과 숨길을 막고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혀가 두꺼워져 수면 중 상기도를 막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무호흡-저호흡지수(AHI)를 측정한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몇 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1시간 동안 5회 미만이면 정상, 5~15회인 경우 경도, 15~30회 사이는 중증도, 30회 이상은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AHI 지수가 30인 환자는 1시간 동안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30번 발생해 2분에 한 번씩 숨을 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양압기 사용이다. 양압기는 얼굴에 착용해 수면 중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장치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권장된다. 양압기 사용이 어려운 환자는 구강 내 장치를 통해 아래턱이나 혀를 앞으로 당겨 상기도의 막힘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또 체중 감소가 수면무호흡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해부학적으로 상기도가 좁은 사람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나 교수는 "잠을 잘 자려면 낮 시간 햇빛을 보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적당한 운동이 중요하다"며 "자기 전 과식을 피하고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고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