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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기술력 훼손"…"경영진보다 특급인재 모셔라"

등록 2025.03.17 16:38:02수정 2025.03.17 1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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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임원 교육 영상서 메시지 주목

이 회장 "삼성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 훼손"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 모셔야"

"현상 유지 급급…경영진부터 반성" 지적도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이 회장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25.02.03.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기일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이 회장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25.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에 불고 있는 작금의 위기를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하며 '사즉생의 각오'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전 임원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이 회장의 메시지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인력개발원 호암관 글로벌홀에서 지난달부터 전 세계 임원들을 소집해 임원 세미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임원 대상 교육을 실시해오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던 2017년부터 세미나를 중단했던 삼성은 올해 전방위적 위기를 맞아 9년 만에 부활시켰다.

이 회장은 이 세미나에서 영상을 통해 "21세기를 주도하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30개 대표 기업 중 24개가 새로운 혁신 기업에 의해 무대에서 밀려났다"며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인류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질책했다.

특히 "위기 때마다 작동하던 삼성 고유의 회복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성과는 확실히 보상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신상필벌이 우리의 오랜 원칙이고,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상황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영상 속 자막과 성우 내레이션을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영상에는 '메모리 사업부가 자만에 빠져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처하지 못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기술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저조하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제품의 품질이 걸맞지 않다' 등 삼성전자 각 주요 사업부에 대한 '뼈아픈 평가'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에는 올 초 사장단에 전달됐던 신년 영상 메시지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철학 등도 포함됐다.

삼성은 임원 세미나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각자 이름과 함께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고 새긴 크리스털 패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최근 주요 사업 위기 속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맞아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교육'을 주제로 한 임원 세미나를 하고 있다. 교육 대상은 삼성그룹 60개 계열사의 임원 2000명 이상이다.

실제 삼성의 '위기'는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수치로도 확인됐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D램을 비롯해 TV,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전반적인 사업 부문에서 모두 점유율이 떨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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