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스코홀딩스, '철강 협력 상징' 일본제철 지분 판다
포스코홀딩스, 일본제철 주식 4678억원어치 매각 방침
2000년부터 상호 주식 보유…"양사 우호 상징"
일본제철은 작년 포스코홀딩스 주식 모두 매각
'관세 전쟁' 큰 틀에서 포스코-일본제철 '각자도생'
![[서울=뉴시스]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사진=포스코홀딩스) 2024.07.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7/12/NISI20240712_0001600499_web.jpg?rnd=20240712141223)
[서울=뉴시스]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사진=포스코홀딩스) 2024.07.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일본제철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주식가액 4678억원인 일본제철 주식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주력 사업과 관련 없는 자산들을 매각해 최대한 현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으로 이번 일본제철 주식 매각에 이어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을 검토하는 구조재편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에도 저수익 사업 매각을 통해 66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의 이번 일본제철 주식 매각으로 포스코홀딩스와 일본제철 사이의 오랜 지분 관계도 모두 정리될 전망이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9월 US스틸 인수 추진 당시 포스코홀딩스 보유 주식 289만4712주(3.4%, 1조1000억원)를 일제히 매각한 바 있다. 같은 시기 포스코홀딩스도 일본제철 주식을 매각할 지 주목받았는데, 최근에서야 매각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일본제철이 먼저 주식을 매각한 데다, 최근 실적 악화로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양사는 주식 매각에 대해 사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을 대표하는 간판 철강 기업들이 서로의 주식을 나눠 가졌던 것은 양국 철강업계의 오랜 협력 관계를 상징해 왔다.
1960~1970년대 포항제철소 설립을 준비할 때 산업 불모지였던 한국은 일본 철강사들과 기술 협력을 했다. 이 당시 일본 야하타제철(현 일본제철)이 기술을 제공했고, 대일청구권 자금 25%를 포항제철(현 포스코) 설립에 투입됐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2005년 "포항제철소를 건설할 때 나의 영혼에는 언제나 '지일을 통한 극일'이 있었다"며 "포스코와 신일본제철(현 일본제철)은 경쟁과 상부의 친구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고(故) 지하야 아키라 일본제철 사장도 주식 상호 보유에 대해 "(양사) 우호의 상징"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 2024.01.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1/26/NISI20240126_0001468071_web.jpg?rnd=20240126140922)
[서울=뉴시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 2024.01.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양사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강화되면서 기술 분야 교류도 다시 활발해졌다. 각사의 핵심 기술을 서로 배우고 토론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넓힌 것이다.
다만 일부에선 이번 포스코의 일본제철 지분 매각 시점이 미묘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대제철이 최근 제소한 열연강판 반덤핑 소송에 일본제철도 덤핑 판매 대상자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포스코도 반덤핑 심사 과정에서 회사 입장을 내야 하는 만큼, 지분 관계를 사전에 서둘러 해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제철 이마이 다다시 사장은 일본철강연맹 회장으로서 현대제철이 소송에 나서자 "즉각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히며 한국 반덤핑 소송에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포스코의 이번 일본제철 지분 매각은 글로벌 관세 전쟁이라는 큰 틀에서 양사를 또 다시 경쟁 관계로 몰고 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일본제철 보유 지분 매각으로 포스코와 일본제철의 전략적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젠 서로를 글로벌 경쟁자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와 관련 "양사 협의 하에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양사 전략적 제휴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