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즈벨트 자주 들먹이는 트럼프…비교 힘들다"-WP[트럼프 100일]
취임 100일 동안 극적 변화와 혼란 만든 점 유사
루즈벨트는 연방정부 확대, 트럼프는 해체 초점
의회 동의 중시 vs. 반대파 무시한 채 명령 남발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취임 100일도 채 안돼 미국이 약 80년간 공 들어 구축한 세계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2025.04.29.](https://img1.newsis.com/2025/04/22/NISI20250422_0000275094_web.jpg?rnd=2025042215495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취임 100일도 채 안돼 미국이 약 80년간 공 들어 구축한 세계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2025.04.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100일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과 자주 비교하지만 두 사람이 100일 동안 한 일은 크게 다르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933년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2기 트럼프 이전의 어떤 대통령도 하지 못했을 극적인 변화와 혼란을 100일 만에 만들어냈다.
그러나 루즈벨트는 연방 정부를 확대하는데 초점이 있었고 트럼프는 반대로 연방 정부를 해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루즈벨트는 100일 동안 12건 이상의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반면 트럼프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일방적으로 쏟아냈다.
루즈벨트는 반대파를 설득해 영구적 조치를 마련하는데 공을 들였으나 트럼프는 반대파를 무시하면서 정치적 합의를 피하기 위해 행정 명령을 남발함으로써 쉽게 뒤집힐 수 있게 만들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취임 100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수백 가지 공약을 이행했고,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표-국경 안정과 인플레이션 종식-을 이미 달성했다. 다음 100일은 무역 협정, 평화 협정, 감세로 구성될 것이다. 더 많은 미국의 위대함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권자 대부분이 100일 동안의 트럼프 정책을 반대한다. 워싱턴포스트-ABC뉴스-입소스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직무 수행 지지도가 39%까지 떨어지고 반대율이 55%에 달한다.
트럼프가 취한 조치들은 다음 대통령이 즉시 뒤집을 수 있는 것들이며 이미 여러 법원에 소송이 걸리면서 상당수가 집행이 유예된 상태다.
루스벨트가 취임 초기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전례 없는 재앙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인의 약 25%가 실업 상태였고, 은행 7000여 곳이 파산했다. 물가가 25% 급락하고 일자리 없이 떠도는 유랑민들이 전국에 산재하고 판자촌이 가득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기아 현상이 벌어졌고 조지아 주는 재정이 바닥나면서 교사 전원을 해고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지난 1월에 취임할 당시 미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었다.
물가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으나 실업률은 4%였고 1월에만 14만 3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미국이 도덕적,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 빠져 있으며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그는 즉시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해 화석연료 규제를 완화했고 긴급 경제권을 발동해 미국의 동맹국과 적국 모두에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이 해외 범죄 단체의 침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의 개입을 피한 채 이민자 추방을 강행했다.
트럼프는 유권자들이 미국을 위기에서 구해내라는 사명을 부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1932년 대선에서 루즈벨트가 얻은 압도적 지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로 당선했을 뿐이다. 루즈벨트는 57%의지지로 공화당 후보를 17%나 앞설 정도로 압도했고 여당인 민주당은 상원 59석, 하원 310석으로 압도적 과반수를 차지했었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불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에 1.5% 차이로 앞섰으며 공화당은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아슬아슬한 다수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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