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트럼프 제시 남아공 백인 살해 증거물 다수가 허위

등록 2025.05.24 07:37:37수정 2025.05.24 07:40: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장서 제시한 사진·동영상

콩고 동부 상황, 백인 농부 장례식 장면 등 극우 매체가 오용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중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 해명을 요구하면서 정상 간 공방이 이어졌다. 2025.05.22.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중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 해명을 요구하면서 정상 간 공방이 이어졌다. 2025.05.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1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남아공 백인 농부들이 집단학살 희생자라고 주장하면서 제시한 사진이 남아공이 아닌 콩고 동부 지역에서 촬영된 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사진을 제시하면서 “희생자들이 매장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이 트럼프가 제시한 사진이 분쟁 지역인 콩고 동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가 이날 내세운 주장들 중 여럿이 허위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사진들 중 흰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시신이 담긴 검은 가방(바디백)을 들어올리는 장면이 있다.

트럼프는 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소개하면서 “봐요, 매장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잖아. 이 사람들이 바로 백인 농부들이고, 지금 이렇게 묻히는 거라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해당 사진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정부군과 M23 반군이 전투를 벌인 뒤의 상황을 촬영한 자사 동영상에서 따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사진은 보수 성향 온라인 매체인 ‘아메리칸 싱커’ 웹사이트에 “유튜브 화면 캡처”라는 설명과 함께 올랐었다.

트럼프는 또 회담 도중 동영상을 상영했다. 남아공 야당 정치인 줄리어스 말레마가 수년 동안 인터뷰한 발언들을 편집한 동영상이었다. 이 영상에는 말레마가 인종차별 정책이 유지되던 시절 “보어인(남아공 백인)을 죽여라” “농부를 죽여라”라고 외치는 모습도 포함돼 있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이후, 남아공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이런 구호를 사용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야당 정치인 말레마는 여전히 이 구호를 사용한다. 

남아공 백인들은 자신들이 폭력적 박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말레마의 발언을 꼽아왔다.

그러나 말레마와 그가 이끄는 야당 EFF는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왔다.

남아공의 뉴스 24는 트럼프가 상영한 영상이 허위 정보 유포로 유명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도 X에서 이 영상을 최소 2차례 이상 인용했다.

트럼프가 상영한 영상에 시골 도로 양 옆에 하얀 십자가가 줄지어 있는 모습도 있다.

트럼프는 이 장면이 “끔찍한 광경”이라며 “모두 살해당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은 2020년 9월 5일, 남아공 콰줄루나탈 주 뉴캐슬 근처에서 열린 한 백인 부부의 피살 사건을 추모하는 장면이다. 도로 옆의 하얀 십자가들은 당일 행사를 위해 임시로 설치된 상징물이었으며 행사가 끝난 후 철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