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인물] 서울국제도서전 '핵인싸' 문재인, 공주 왕릉원 2호 주인 '삼근왕'
대통령 도서전 참석은 박근혜 이어 두번째
'사색의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 별세
어금니 2점으로 '소년왕' 삼근왕으로 특정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6.1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18/NISI20250618_0020855806_web.jpg?rnd=2025061815301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6.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뉴시스는 한 주 동안 문화예술계 이슈의 중심에 선 인물들을 선정해 소개한다.
이번 주에는 2025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난 17일(현지시간) 별세한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 어금니 2개 덕에 100년 만에 무덤 주인으로 확인된 백제 삼근왕으로 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평산책방' 책방지기로 도서전 참석
그만큼 화제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올해 도서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단연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이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한 건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단순 '방문' 목적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은 경남 양산 자택 인근에서 운영 중인 '평산 책방'의 '책방지기' 자격으로 참석했다.
평산책방이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퍙산 책방은 이번 도서전에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전부터 퇴임 후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추천해왔던 도서 137종을 가져왔다.
개막 당일 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평산책방 부스에 등장하자, 삽시간에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부부는 서점 이름이 새겨진 앞치마를 입고 관람객들과 악수와 인사를 나누면서 20분 가량 부스에 머물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인파 속에서 "연예인 온 줄 알았다" "대통령 얼굴 실제로 처음 본다" "사랑합니다" 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다른 출판사 부스를 둘러보고 '한국에서 가장 좋은책' 시상식에서 축사와 시상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좋은 책은 결국 사람의 마음에 닿아 독자를 변화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 되는 책"이라며 "좋은 책이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길 바라고, 저도 '책방지기로'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다음날인 19일에도 '평산책방' 부스에 들렀다 도종환·안도현·박성우 시인의 북토크를 객석에서 관람했다.
![[서울=뉴시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알프레드 브렌델. (사진=조성진 인스타그램 캡처) 2025.06.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8/NISI20250618_0001870847_web.jpg?rnd=20250618192611)
[서울=뉴시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알프레드 브렌델. (사진=조성진 인스타그램 캡처) 2025.06.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성진 "오늘의 나를 있게한 브렌델에 감사" 추모
그는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명으로 꼽힌다.
32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1960년대, 1970년대, 1990년대 세차례나 녹음한 베토벤 해석의 권위자로, 5개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무려 네차례나 녹음했다. 그가 처음 발매한 베토벤의 피아노 전곡 음반은 1965년 프랑스 ‘그랑프리 뒤 디스크’를 수상했다.
브렌델은 현란한 기교보다는 지적이고 사색적인 연주를 펼쳤다.
뉴욕타임스는 그에 대해 "우리를 작곡가의 심장과 영혼으로 데려가는 대신 소나타를 엑스레이로 해부하듯 보여줘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브렌델은 1931년 체코슬로바키아 모라비아 지역에서 태어났다. 유고슬라비아 자그레이브에서 피아노를 배웠고 이후 오스트리아 그라츠 음악원과 빈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이후로는 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콩쿠르 경력은 1949년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에서 4등을 한게 전부였지만, 1960년 런던 퀸엘리자베스홀에서 공연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60년 넘게 연주활동을 이어갔다. 한해 100회 연주를 하기도 했다. 1973년 미국 데뷔 이후 2008년 은퇴시까지 뉴욕 카네기홀에서만 80회 이상 연주했다.
2008년 12월 빈 하모닉과의 모차르트 협주곡 9번 연주가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그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5번 초연, 슈베르트 후기 피아노 음악 등 수많은 명반을 남기는 등 음반 활동에도 정열을 보였다.
브렌델은 피아니스트 뿐 아니라 작가이자 지식인으로 명성이 높았다.
바이마르,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예일 등 23개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땄다. 영국에서는 명예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가 쓴 '알프레트 브렌델의 피아노를 듣는 시간', '알프레트 브렌델 아름다운 불협음계', '알프레트 브렌델 뮤직', '센스와 난센스'는 국내에서도 출간된 바 있다.
브렌델은 음악가들에게 존경 받는 '음악가들의 음악가'였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그와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오늘의 나를 만든데 큰 영향을 미친 알프레드 브렌델 선생님의 음악과 영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추모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2호분 출토 어금니(가운데)를 공개하고 있다. 2025.06.17.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17/NISI20250617_0020854023_web.jpg?rnd=20250617114015)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2호분 출토 어금니(가운데)를 공개하고 있다. 2025.06.17. [email protected]
왕릉 주인 밝힌 '어금니'…100년만에 밝혀진 백제 무덤 비밀
이에 국가유산청이 2023년 9월부터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을 재조사하던 중 2호분에서 금귀걸이, 구슬, 어금니 등 유물을 발견했다. 해당 무덤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얻은 것이다.
국가유산청과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해당 무덤 주인으로 만 14세에 죽은 '비운의 임금' 삼근왕(재위 477~479)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연구소는 2호분 안에 남아있는 1톤 분량의 흙을 모아 새로 조사했고, 채반위에 흙을 놓고 씻어내는 '물체질'을 거듭한 끝에 어금니로 보이는 치아 2점과 뼛조각 일부를 찾아냈다.
이후 법의학 분석과정에서 치아 2점이 오른쪽 위턱에 있는 어금니로, 마모가 적은 점에 미뤄 10대 중후반의 청소년의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웅진 시기 10대에 죽은 백제왕은 단 한명, 23대 삼근왕 뿐이기에 2호분 주인이 삼근왕으로 특정되면서 100년만에 무덤의 비밀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조사성과' 기자간담회에서 이우영 가톨릭대 해부학 교수는 "출토된 어금니 2점은 오른쪽 위턱에 있었던 치아들로 둘째 작은 어금니와 첫째 큰 어금니"라며 "교모도가 상당히 적은 편인 것을 고려했을 때 20대가 되기 전, 10대 정도의 연령으로 추정해 볼수 있어 1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삼근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근왕은 백제 23대왕으로, 개로왕의 손자이자 웅진으로 천도한 문주왕의 장자다. 문주왕이 즉위 2년 만인 477년에 귀족세력에 피살되자 그의 아들이 만 12세의 나이로 왕이 됐다. 이후 귀족세력의 반란을 진압했으나 삼근왕 역시 곧 사망했다.
2호분에서는 어금니 2점 뿐만 아니라 금귀걸이 한쌍, 줄무늬를 새긴 은반지, 유리옥 등이 나왔다.
이중 은반지는 직경 1.9㎝ 너비 1㎝로, 성인 남성의 손가락에 착용하기는 어렵고 청소년이 끼기에 적당해 이 역시 '소년 왕'인 삼근왕이 이 무덤의 주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다.
다만 2호분 주인을 삼근왕으로 확정하려면 어금니 등에 대한 파괴 분석 등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연구소는 이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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