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어 외울 필요가 없네"…구글, 개발자용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CLI' 공개

자연어 명령만으로 코드 생성·배포·PR까지…복잡한 CLI 명령 없이도 개발 작업 가능

25일 글로벌 프리뷰 출시…하루 1000회 요청 기준으로 사실상 무제한 무료 제공

구글 제미나이 로고(사진=구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사용자가 "너 자신을 설명해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줘"라고 입력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제미나이(Gemini) CLI'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소스코드를 복제(클론)하고 문서를 분석하더니, 웹사이트를 만들어냈고 곧바로 전 세계에 배포했다. 복잡한 명령어 하나 없이, 단 한 줄의 자연어 명령으로 벌어진 일이었다.

구글 클라우드가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제미나이 CLI'를 25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도구는 개발자들이 자신이 익숙한 코드 작업 환경에서 자연어로 제미나이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볍고 유연한 AI 에이전트다. 구글 클라우드는 이 제품을 전면 무료로, 누구나 손쉽게 사용 가능한 오픈소스 형태로 배포했다.

복잡한 명령어 없이 자연어로 원하는 작업 지시

지난 24일 열린 사전 온라인 브리핑에는 구글 제품 수석 이사이자 제미나이 CLI 책임자인 라이언 제이가 직접 등장해 제품 철학과 기술적 구현 방식을 설명했다.

라이언 제이 수석 이사는 발표 서두에서 "커맨드라인(Command Line)은 컴퓨터와 가장 직접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라며 "보통 CLI(Command Line Interface)라고 부르며, 터미널이라고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명령어 입력을 통해 강력한 결과를 빠르게 도출할 수 있는 도구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고 실수에 취약한 구조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CLI는 수백 개의 명령어를 암기해야 하고, 오탈자 하나에도 실패로 이어지는 '비유연성'으로 인해 초심자에겐 어려운 도구였다. 그러나 개발자, IT 전문가, 과학자들에게는 여전히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는 빠르고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구글 클라우드는 이런 CLI의 특성과 AI의 가능성을 결합해 자연어 기반으로 터미널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했다. 제미나이 CLI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커맨드라인 작업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라이언 제이 수석 이사는 "예를 들어 제미나이 CLI는 전체 프로젝트 구조를 자동으로 읽고, 사용자가 입력한 자연어 요청을 실행 가능한 코드나 명령어로 즉시 변환할 수 있다"면서 "단순한 코드 생성은 물론, 비개발 업무에도 활용 가능할 만큼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개발자가 명령어를 외우지 않아도 제미나이가 기억하고 대신 실행해준다"며 "컴퓨터가 사람에게 맞춰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시대의 서막"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1000회 요청 기준으로 사실상 무제한"

구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실제 데모를 시연하며 이 기술의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명령어 없이도 개발이 가능하다'는 제미나이 CLI의 철학을 인상 깊게 보여줬다.

'웹사이트를 만들어 달라'고 입력하자 제미나이 CLI는 즉시 자신의 소스코드를 복제하고 내부 문서를 분석한 뒤, 자동으로 웹사이트를 생성하고 이를 '구글 클라우드 런'을 통해 전세계에 배포했다.

물론, 모든 과정은 사용자의 허용 하에 이뤄졌으며 명령별로 '한 번 허용', '항상 허용', '거부'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는 작업 흐름에 대한 제어권을 가지게 설정돼 있다.

멀티 세션도 지원했다. 동시에 두 개의 CLI 세션을 열고, 한쪽에서는 웹사이트를 배포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는 "방금 만든 웹사이트에 대한 PR(Pull Request)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했다. 오타가 있어도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코드 변경사항을 확인하고 브랜치를 생성한 뒤 PR까지 자동 생성했다.

또 제미나이 CLI는 이미지, PDF, 영상 등 멀티모달 입력까지 처리 가능했다. 예컨대 "호주로 떠나는 고양이 영상 만들어줘"라는 요청에,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영상까지 만들어냈다.

라이언 제이 수석 이사는 "이런 기능은 개발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 슬라이드 작성, 마케팅 자료 생성 등 다양한 비개발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 CLI는 25일 글로벌 프리뷰 형태로 출시, 오픈소스로 제공되고 있다.

라이언 제이 수석 이사는 "이 도구는 완전히 무료이며, 사실상 사용량에 제한이 없다"며 "대부분의 AI 기반 CLI 도구들이 유료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키를 요구하거나 사용량 제한이 있는 반면, 제미나이 CLI는 하루 1000회 요청 기준으로 설정돼 있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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