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하겐다즈를 꿈꾸다…정부 마중물로 성장한 미스터밀크 가보니[르포]
코로나 자금 위기에서 정부 펀드로 3년간 35억원 투자 받아
성이시돌 유기농 원유 기반…겨울철 잉여 우유→젤라또로
싱가포르 첫 수출 계약 추진…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꿈꿔
![[제주=뉴시스] 제주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스터밀크의 젤라또 상품의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5/NISI20250905_0001936377_web.jpg?rnd=20250905170742)
[제주=뉴시스] 제주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스터밀크의 젤라또 상품의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제주=뉴시스]임하은 기자 = "처음 유통업체에서 제조업으로 뛰어드는 게 쉽지 않았어요. 시드머니 역할을 한 모태펀드가 아니었다면 공장 문을 열지도 못했을 거예요."
제주 한림읍 한창로. 은퇴 경주마들이 뛰어노는 성이시돌 목장을 지나 차로 5분쯤 들어가면 우유색 건물이 나온다. 제주산 원유로 만든 유기농 치즈와 젤라또, 우유샌드로 유명한 미스터밀크다.
미스터밀크는 지난 5월 식품 분야 유일의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식품기업이다.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한다.
올해 7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예정이지만, 처음부터 잠재성을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2014년 유통회사로 출발해 식품 제조업은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특히 제주도는 원유 처리시설이 우유에 국한돼 있어 겨울철 우유 소비가 줄면 잉여 원유 활용에 제약이 컸다.
미스터밀크는 이런 지역 여건을 고려해 원유를 기반으로 수요를 넓힐 수 있는 식품 제조업을 시작했고, 2022년 지금의 공장을 준공했다. 잉여 원유를 아이스크림으로 가공해 여름 성수기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어 낙농가들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했다. 또 국내 최초로 유기농 모짜렐라 치즈를 출시했다.
![[제주=뉴시스] 미스터밀크 모짜렐라 치즈 공장의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5/NISI20250905_0001936378_web.jpg?rnd=20250905170825)
[제주=뉴시스] 미스터밀크 모짜렐라 치즈 공장의 모습.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팬데믹 시기 자금난에 시달렸던 미스터밀크가 공장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3년간 35억원을 투자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지원을 받아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설비를 마련했다.
"제주도는 원유 처리시설이 우유에 국한돼 있어 반드시 제조회사를 운영하고 싶었지만 자본 여력이 없었습니다. 꿈을 실현할 기회를 모태펀드를 통해 얻을 수 있었어요. 글로벌 진출 가능성뿐만 아니라 기술 기반을 통한 확장 기회도 더 많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신세호 미스터밀크 대표)
농식품 모태펀드는 정부가 재정으로 출자해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다. 2009년 출범 이후 매년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다양한 자펀드가 결성됐다. 지금까지 123개 자펀드가 만들어져 총 2조188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 99개 펀드가 운용 중이며, 24개는 청산을 마쳤다. 청산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7.3%로 정책 펀드임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지금까지 711개 기업이 모태펀드의 지원을 받았고, 이 가운데 농식품 분야는 556곳으로 투자액은 1조1805억원(83.6%)에 달한다.
모태펀드를 발판 삼아 도약한 기업도 많다. 로컬푸드 기반 식자재 유통 플랫폼 '미스터아빠', 스테비아 토마토 '토망고'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우듬지팜', 프로틴푸드 '랩노쉬'의 '이그니스',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알려진 '컬리'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뉴시스]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스터밀크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마이클조셉 리어던 이시돌 농촌사업 개발협회 이사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5/NISI20250905_0001936381_web.jpg?rnd=20250905171144)
[제주=뉴시스]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스터밀크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마이클조셉 리어던 이시돌 농촌사업 개발협회 이사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성이시돌 목장의 젖소들은 넓은 목초지에서 유기농 이탈리아 라이그라스를 먹고 자란다. 이 우유에는 베타카로틴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덕분에 치즈는 은은한 황색을 띠며 풍미가 깊다.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비싸지만 '제주 프리미엄 유제품'이라는 브랜드 가치로 쿠팡·컬리·롯데백화점·현대그린푸드 등 대형 유통망에서 판매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상품은 젤라또와 우유샌드 과자다.
해외 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글로벌 물류기업 퀴네-나젤과 첫 수출 계약을 체결해 젤라또와 멸균우유를 납품했다. 시험 납품 후 최소 10만달러 이상의 독점계약을 협의 중이며, 현지 랜드마크 호텔에서 잇따라 러브콜이 이어졌다. 향후에는 감귤·천혜향 등 제주의 과채류를 활용한 소르베(샤베트)를 개발하고, 공장 설비 증축에 총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흰우유 소비는 줄고 있지만 치즈와 아이스크림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식생활 변화에 빨리 눈을 돌려야 농가도 살고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태펀드는 그야말로 시드머니로 최소한의 마중물이다. 민간에서 투자가 함께 붙어야 한다"며 "출범한 지 15년이 됐지만 계속 확장하고 있다. 내년 예산은 기존 55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늘렸다.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인 만큼 필요한 영역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글로벌 하겐다즈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시돌 목장의 고급 원유로 만든 치즈와 아이스크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제주 프리미엄을 글로벌 표준으로 키워가겠습니다." (신세호 대표)
![[제주=뉴시스]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스터밀크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신세호 미스터밀크 대표이사가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https://img1.newsis.com/2025/09/05/NISI20250905_0001936385_web.jpg?rnd=20250905171244)
[제주=뉴시스] 성이시돌 목장의 원유로 프리미엄 유제품을 생산하는 미스터밀크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신세호 미스터밀크 대표이사가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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