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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재즈페스티벌' 10년 발자취…시민과 만든 문화역작

등록 2025.09.12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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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호수공원에서 펼쳐지는 가을밤 재즈 향연

무료관람으로 전세대 아우르는 축제문화 조성

돗자리문화로 정착된 시민참여형 축제로 진화

[수원=뉴시스] 지난 2022년 9월3일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경기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에서 잔디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지난 2022년 9월3일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경기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에서 잔디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올해 10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시민들과 함께 쌓아온 성장의 발자취를 통해 수원시 대표 문화축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

1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2014년 황홀한 재즈 선율에 2만여명이 취했던 첫회부터 지난해 3만5000여명이 운집한 9회까지 수원재즈페스티벌은 '시민과 함께 하는 축제'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코로나19로 중단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열린 이 축제는 이제 수원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을 정취의 상징이 됐다.

◇웅산밴드부터 해외 뮤지션까지 라인업 확대

축제의 성장 과정은 숫자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2014년 2만여명으로 시작해 2015년 3만명, 2016년 3만5000명, 2017년 4만명을 거쳐 2018년 4만5000명까지 늘어났다.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2022년에는 8만명이 몰리며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그리움을 확인시켜줬다.

출연진의 변화도 축제의 발전상을 보여준다. 첫회에는 국내 재즈 1세대인 류복성 라틴 재즈 올스타즈와 이정식 밴드가 중심이었다면 2017년부터는 미국 출신 헤일리 로렌, 2018년에는 독일 그룹 재즈콰이어 프라이부르크와 전설의 재즈 테너 색소포니스트 릭 마기차 쿼텟이 무대에 서며 국제적 성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2023년 9월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웅산이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2023년 9월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웅산이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무엇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밴드는 2014년 첫 회부터 거의 매년 참가해 '수원재즈페스티벌 안방마님'으로 불리며 축제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웅산의 중저음 농염한 보이스는 매년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시민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민선 8기 이재준 수원시장은 2014년 수원시 제2부시장 재임 당시 뉴시스 경기남부본부와 함께 이 축제를 처음 기획했다. 당시 광교신도시 조성과 함께 명품 경관을 자랑하는 광교호수공원을 무대로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재즈를 통해 시민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구상이 10년간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한 것이다.

◇돗자리와 캠핑의자로 완성된 시민 축제

수원재즈페스티벌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시민들이 만들어낸 관람 문화에 있다. 광교호수공원 재미난밭 잔디광장에 펼쳐지는 돗자리와 캠핑의자, 텐트들은 이제 축제의 상징적 풍경이 됐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직접 준비해온 간식과 음식을 먹으며 마치 야외 피크닉을 즐기듯 공연을 관람한다. 연인들은 돗자리에 나란히 앉아 가을밤 재즈 선율에 몸을 맡기고 친구들과 함께 온 시민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음악에 취해든다.

무엇보다 무료 관람이라는 점이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축제 당일에는 행사장 주변에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이 운영된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음식을 구매해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축제 기간 중에는 안전요원과 의료진이 대기하며 시민들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2024년 9월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스트릿밴드 푸라비다가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2024년 9월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스트릿밴드 푸라비다가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행사 시작 전부터 잔디광장을 가득 메우는 시민들의 모습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장관을 이룬다. 2023년에는 전국적인 비 소식에도 '우산 부대'를 형성한 시민들이 끝까지 공연을 관람하며 축제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최고 경관 속에서 피어난 재즈 문화

축제가 열리는 광교호수공원은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우리나라 최고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무대 뒤편으로 광교산의 울창한 숲이, 좌우로는 호수가 펼쳐진 환상적인 자연 배경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야외 공연장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9월 가을철에 열리는 축제는 선선한 바람과 함께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해가 지면서 무대 조명이 켜지고 야외 공연장에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도심 속 자연에서 즐기는 야외 재즈공연은 그 자체로 수원재즈페스티벌만의 독특한 매력이 됐다.

재미난밭이라는 이름의 잔디광장은 넓은 원형 공간으로 수만 명의 관객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천연 야외 공연장 역할을 한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캠핑을 온 것 같은 편안함 속에서 고품격 재즈 공연을 만끽한다.

◇어려운 음악에서 친숙한 선율로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지난 10년간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재즈 음악의 대중화다. 과거 재즈는 고급 음악, 어려운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야외에서 자유롭게 즐기는 축제 형태로 재즈를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시민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2024년 9월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서 잔디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선선한 가을 공기를 맞으면서 흥겨운 재즈 선율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2024년 9월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서 잔디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선선한 가을 공기를 맞으면서 흥겨운 재즈 선율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첫회 관람객 이수정씨는 "재즈 음악에 흠뻑 빠졌다. 이렇게 황홀하고 현란한 음악이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형우씨는 "낭만과 추억을 한껏 느끼게 한 축제였다"며 재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줬다.

축제를 통해 재즈를 처음 접한 시민들이 이후 재즈 공연장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축제가 성장하면서 수원시의 다른 문화행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시내 카페와 문화공간에서도 소규모 재즈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며 재즈 문화가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시민들 "우리 동네 자랑거리"

10년간 축제와 함께 성장한 시민들의 이야기는 축제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수원 영통구에 거주하는 김민수(42)씨는 "처음엔 아이들이 어려워할까 걱정했는데 이제는 가족 모두가 기다리는 연례행사가 됐다"며 "특히 아이들이 '재즈 아저씨들 언제 와요?'라고 물어볼 때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안구에 사는 이정희(38·여)씨는 "몇년 전부터는 축제 날짜에 맞춰 가족 모임을 잡는다"며 "멀리 사는 친척들도 수원재즈페스티벌 보러 온다고 하면 다들 좋아한다. 이제 우리 가족의 전통이 됐다"고 밝혔다.

팔달구 거주 박현진(45)씨도 "광교호수공원의 아름다운 야경과 재즈음악이 어우러진 가을밤 분위기가 정말 낭만적"이라며 "해마다 더 많은 시민이 찾는 모습을 보면 수원시의 문화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권선구에 사는 조지원(39·회사원)씨는 "가을 도심 속에서 마치 캠핑을 온 것 같은 편안한 공간 속에서 훌륭한 재즈뮤지션들의 음악을 같은 도시에 사는 시민들과 함께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수원재즈페스티벌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앞으로도 10년을 넘어 오랫동안 시민들 곁에 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2023년 9월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올댓리듬이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수원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 2023년 9월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에 마련된 무대에서 올댓리듬이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10주년 맞는 화려한 라인업 예고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수원재즈페스티벌은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광교호수공원에서 개최된다. 첫날에는 Bump2Soul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재즈보컬 양지, Bruce Katz Band(미국), 임용훈&Sambistas, 김윤아가 무대에 오른다. 둘째날에는 NOHD Band, Tekeré, Cros Band(미국), 조절리&지민도로시, 제이블랙이 공연하며 마지막 피날레는 역시 웅산밴드가 장식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해외 뮤지션들이 참가해 축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0주년을 맞아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재즈페스티벌은 시민이 주인공인 축제로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축제의 모델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0주년을 맞는 올해 축제가 수원시민들에게 더욱 뜻깊은 가을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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