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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D-30]②李대통령 '실용외교' 성과 주목…"플랫폼 주도외교 기회"

등록 2025.09.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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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동시 참석…20여개국 정상급 지도자 참석 예상

韓, 미·중·일 등과 양자회담 예상…다자외교 리더십 발휘 기회

만장일치로 '경주 선언' 채택할지 관심…"외교적 기회 잘 살려야"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의장 자격으로 공개 토의를 주재하며 국별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25. photocdj@newsis.com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의장 자격으로 공개 토의를 주재하며 국별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다자회의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APEC 정상회의에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미·중·일 3국을 비롯한 20여개국 지도자들의 참석이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러시아를 제외한 한반도 주변 강대국 정상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형국이다.

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다자외교 행사가 없는 건 아니다. 10월 26~28일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이 잡혀 있고, 11월 22~23일 간에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G20 정상회의가 있다. 아세안 정상회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참석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 자리에 선 미·중 정상을 볼 수 있는 다자외교 무대는 사실상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유일한 셈이다.

정부는 한미·한중 양자회담을 비롯해 실용외교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외교역량을 총동원할 태세다.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APEC 정상회의 의장으로서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 합의로 이끄는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고 국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대외적으로는 아태지역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bjko@newsis.com

[워싱턴=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8.26. [email protected]

시진핑 주석은 APEC 참석 계기 방한이 국빈방문 형식이 될 것으로 보여 APEC 기간 중 경주에서의 약식 회담 보다는 APEC 기간 전후로 서울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중국의 역할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총회에서 만남을 갖지 않은 한미 정상 간 양자회담도 경주에서 예고된 수순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을 가진 지 6년 만이다. 회담 의제로는 관세 협상 후속조치를 비롯해 비자제도 개선, 동맹현대화·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안보 협상 진전 등이 거론된다. 경제·통상 당국이 정상회의까지 남은 한 달여 동안 고위급 협상에서 대미(對美)투자 이견을 얼마나 좁혀 낼 지가 정상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일본 신임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과거사 문제를 현안 논의와 연계하지 않는다는 투트랙 원칙에 공감하고 셔틀외교를 복원했지만 신임 총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가 변화 할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아세안이나 다른 회원국과의 양자 회담 또는 소규모 다자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소규모 다과회와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소규모 다과회와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통령이 "초강대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의장국인 한국이 전체 회원국 입장을 반영한 '경주 선언'을 이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APEC의 기본 정신인 '자유무역질서'를 성명에 어떤 형식으로 담을지를 두고 미·중간 신경전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주 선언' 도출까지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만약 일부 회원국 반대로 공동성명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의장성명이 대신 발표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선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된 바 있다. 

경주 선언에 북핵 문제가 포함될 지 여부와 비핵화를 둘러산 용어의 표현 수위도 관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APEC 참석 가능성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외교가에서는 판문점 '깜짝 회동'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은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플랫폼 주도외교를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조성되고 있다"며 "APEC 의장국 지위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책임강국 외교를 고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두 참가하는 외교적 기회를 제대로 살리는 전략이 요구된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중 정상회담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회는 한국의 글로벌 책임강국 외교 차원에서 유의미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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