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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또 수출 통제…韓 반도체 "영향 제한적"

등록 2025.10.10 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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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산업의 비타민' 희토류, 반도체 등 필수

'1위 생산국' 中, 희토류 꾸준히 자원무기화

업계 "비축 재고 충분…다양한 방법 대비"

中 희토류 또 수출 통제…韓 반도체 "영향 제한적"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중국 정부가 또다시 희토류와 관련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한국 산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재고 물량이 많고, 수출 금지가 아닌 사전 승인인 만큼 당장 타격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전날 수출 사업자가 해외에 중국산 희토류 관련 품목을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희토류는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 세륨, 란탄 등 17종의 금속 원소를 말한다.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우주·항공 등 첨산 산업 분야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이번 조치에는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이 포함된 금속이나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 표적재 등이 포함됐다.

해당 희토류를 포함하거나 혼합해 해외에서 제조한 품목이나 중국이 원산인 채굴, 제련·분리, 금속 제련, 자성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자원 재활용 관련 기술 등을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품목에 대해 오는 12월 1일부터 수출 통제가 적용된다.

지난 4월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산 원료와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서 제조한 품목까지 통제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특히 14㎚(나노미터) 이하 시스템반도체나 256단 이상의 메모리반도체를 비롯해 관련 반도체 생산·테스트 장비·재료와 군사 용도 가능성이 있는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관련 품목의 수출도 통제하며 안건별로 승인 받도록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 1위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정제 능력의 90% 이상을 각각 점유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희토류 금속의 79.8%를, 희토류 화합물의 47.5%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이들 원료는 반도체 웨이퍼를 연마할 때 필수적으로 쓰인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을 이유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한 이후 희토류에 대한 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자원무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희토류 7종을 통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中 희토류 또 수출 통제…韓 반도체 "영향 제한적"


업계에서는 중국의 이번 제한 조치로 인한 파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압박해온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닌 만큼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중국산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업계 영향 점검 결과 디스프로슘과 이트륨 등은 최소 6개월분 이상 공공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수출 통제라기보다 사전 승인을 받으라는 성격이 큰 만큼 실제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희토류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이번 조치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큰 악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요인이라는 평가는 들린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존에는 하지 않아도 될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며 "수출 허가 심사를 앞두고 중국 측에서 시간을 끈다거나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카드라고 보기도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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