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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년 전 매머드 'RNA' 분석…죽기 전 '스트레스' 왜?

등록 2025.11.18 03:00:00수정 2025.11.18 06: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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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스웨덴 스톡홀름대와 덴마크 글로브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약 4만 년 전 매머드에서 세계 최초로 RNA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어린 매머드 '유카(Yuka)'의 다리 중 하나. (사진 = 스톡홀름대 제공) 2025.11.17.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스웨덴 스톡홀름대와 덴마크 글로브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약 4만 년 전 매머드에서 세계 최초로 RNA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어린 매머드 '유카(Yuka)'의 다리 중 하나. (사진 = 스톡홀름대 제공) 2025.11.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소원 인턴 기자 = 과학자들이 약 4만 년 전 매머드에서 세계 최초로 리보핵산(RNA)를 분석하는 데 성공하며, DNA만 보존된다는 기존 통념을 깨고 멸종 생물 연구의 새 지평을 열었다.

14일 스웨덴 스톡홀름대와 덴마크 글로브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어린 매머드 '유카(Yuka)'의 근육 조직에서 RNA를 분리해 염기서열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확인된 RNA가 현재까지 기록된 가장 오래됐다며 "RNA도 DNA·단백질처럼 장기간 보존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RNA는 DNA에서 복사된 정보를 기반으로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활성화돼 단백질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물질이다. DNA가 '설계도'라면 RNA는 '설계도 사본'에 가까워 당시 생명체의 생리적 상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연구 단서가 된다.

연구진은 유카의 근육에서 검출된 RNA가 근육 수축과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카가 죽기 직전 동굴 사자에게 공격받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는 기존 학설과도 일치한다.

또 일부 RNA는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서는 매머드 고유의 희귀 돌연변이도 발견됐다. 연구진은 "해당 신호가 환경적 영향이 아닌 실제 매머드 세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RNA가 기존 학계의 예상보다 훨씬 오래 보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앞으로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되는 인플루엔자·코로나바이러스 등 고대 RNA 바이러스의 유전체 분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고대 RNA를 DNA, 단백질과 함께 분석하면 멸종 동물의 생물학적 특성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이번 성과는 과거 생명체와 진화 연구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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