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헤딩하는 느낌"…갈 길 먼 중소 제조 'AI 전환'
작년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도입률 18.6%
AX 저조 원인으로 인력·인식 문제 꼽혀
채용·판로 지원 등 통합적인 지원 필요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023년 6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밀집 지역의 한 금속 제조·가공 업체에서 업주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1.22.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6/22/NISI20230622_0019931972_web.jpg?rnd=20230622152048)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023년 6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밀집 지역의 한 금속 제조·가공 업체에서 업주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인공지능(AI)은 '그림의 떡' 같은 거죠. 공정이나 매뉴얼 같은 게 있어야 시도라도 할 텐데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입니다. 엄두가 안 나요."
22일 경기 시흥에서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김모(65)씨는 AI 전환(AX)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접근 조차 못하고 있다. 김 씨는 "당장 현장에서 일할 사람도 없는데 AI 담당 인력은 어떻게 구하겠냐"고 푸념했다.
정부가 '중소 제조업 AX'를 역점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현장 반응은 냉랭했다. 성공적인 AX로 가기 위해선 다각도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달 'AI 기반 스마트 제조혁신 3.0 전략'을 공개하고 AX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에는 ▲2030년까지 스마트공장 1만2000개 보급으로 중소 제조업 AI 도입률 10% 달성 ▲중소 제조업 일자리 개선 ▲제조 AI 전문기업 500개사 육성 등 3대 전략이 담겼다.
스마트공장은 제품 기획, 설계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로 통합하는 지능형 생산 체계로, 대표적인 중소 제조업 AX 수단이다. 2014년 정부가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공표하면서 본격 시행됐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스마트공장 설치는 지지부진하다. 중기부의 스마트제조혁신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18.6%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9일 발표한 '기업의 AX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 결과도 비슷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중소 제조기업의 AI 활용도는 4.2%에 불과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권순재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혁신정책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기반 스마트제조혁신 3.0 전략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22.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3/NISI20251023_0021026387_web.jpg?rnd=202510241700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권순재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혁신정책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AI 기반 스마트제조혁신 3.0 전략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22. [email protected]
중소 제조업의 AX가 저조한 원인으로는 '전문 인력 부재'와 '인식 부족'이 꼽힌다.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중소기업은 AI를 도입해도 활용할 만한 전문 인력이 없다. 데이터 관리 인력이 있어야 하는데 부족한 상황"이라며 "단순히 소프트웨어만 갖다 놓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짚었다.
오 교수는 "AX 혁신을 이루면 가격이 낮아지거나 생산품이 늘 텐데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가 정해진 액수와 수량을 납품하는 원·하청 관계에 있다 보니 AX를 시도할 유인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은 규모가 작은 곳이 많아 AX를 하더라도 파급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특히 사라지는 영세 제조업체와 은퇴하는 제조업 종사자를 보면서 '더 이상 안해야 겠다', '조금 비전이 없겠다'고 보는 분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제 AX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점이다. AX는 중소 제조 기업의 시장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기술 사장을 막고 구인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편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확보, 연구개발(R&D) 외에도 판로 지원, 상생 확대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오 교수는 AI 인력 확보 및 판로 지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AX를 통한 생산성 혁신은 무조건 판로 지원과 연계해 줘야 한다"며 "국내 시장은 이미 납품 관계로 한정된 시장이라 물량이 소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글로벌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 제조기업만으로는 AX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AI 관련 기술이 앞서 있는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를 돕는 상생형 스마트공장이 확대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중기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ICT 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예산(조정안) 4365억56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2360억7600만원)보다 84.92% 늘어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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