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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다카이치 갈등 속 트럼프와 통화…"日견제 노력"

등록 2025.11.25 10:25:42수정 2025.11.25 11: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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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무역 협정 초점"…中 "대만 문제"

시진핑이 전화…"트럼프 압박해 日 견제 의도"

대만·관세 대가로 '우크라 종전 지원' 제안 가능성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이 2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갈등 속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5.11.25.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이 2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갈등 속 일본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5.11.25.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산 정상회담 3주 만에 통화를 가졌다.

시 주석으로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대만 유사시 개입' 갈등 속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일본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 통화 사실을 알리며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펜타닐, 대두 및 다른 농산물 문제를 포함해 다양한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두 정상이 1시간 동안 통화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지만 주요 초점은 양국 무역 협정에 맞춰졌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 측이 발표한 통화 주제는 사뭇 달랐다. 미국은 대만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중국 측은 시 주석이 "대만의 중국 귀속은 전후 국제 질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고 알렸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도 분명히 했다며 "중미는 과거 파시즘과 군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운 바 있고, 현재는 더욱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공동으로 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타이베이=AP/뉴시스] 지난 3월 지난 31일 대만 인근 해상에서 운항 중인 중국군 항공모함 산둥호의 모습. 사진은 대만 국방부 제공. 2025.11.25.

[타이베이=AP/뉴시스] 지난 3월 지난 31일 대만 인근 해상에서 운항 중인 중국군 항공모함 산둥호의 모습. 사진은 대만 국방부 제공. 2025.11.25.


양측 발표를 종합해 볼 때 이번 통화에서 미국은 경제 부문에, 중국은 안보 부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 주석의 주요 관심사는 대만이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화제를 돌렸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통화는 이례적으로 시 주석이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일본과 갈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과 우크라이나는 모두 미중 관계에서 민감한 사안이어서 양국 정상 간 논의에선 거의 연계되지 않는다. 지난 30일 부산 정상회담에서도 대만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3주 사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권 행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고, 시 주석이 먼저 손을 내밀면서 이례적으로 외교적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네 차례 확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며 언급을 자제해 왔다.

[경주=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25.

[경주=AP/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1.25.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담당 선임 국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중국이 일본의 도발에 불안해하는 이유는 대만 안보가 공동의 이해관계라는 인식 아래 역내 연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봉쇄나 공격 시 조율된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를 직접 압박함으로써 시진핑은 그 연대가 굳어지기 전 미국이 중국을 선호하는 서사를 강화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도 WSJ에 "시 주석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형성할 기회가 있다고 믿음을 보여준다"도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만 정책은 거의 확실히 시 주석의 사고 중심에 있으며, 미국의 입장을 중국의 생각에 더 가깝게 끌어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네바=AP/뉴시스] 미국(왼쪽)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 23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서 러-우 전쟁 평화안과 관련해 회담하고 있다. 2025.11.25.

[제네바=AP/뉴시스] 미국(왼쪽)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 23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서 러-우 전쟁 평화안과 관련해 회담하고 있다. 2025.11.25.


이번 통화에선 우크라이나 문제도 거론했는데, 시 주석이 대만 문제나 관세 등 자국 현안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고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지원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러시아 방위 산업을 지원해 왔다.

윤선 스팀슨센터 중국 국장은 WSJ에 "중국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을 주시하며 더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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