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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성공 이을 韓 일론 머스크는?…첫 상업로켓에 민간발사장도 뜬다[K-뉴스페이스·下]

등록 2025.11.30 06:20:00수정 2025.11.30 06: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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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민간 상업용 발사체 승인 받은 '한빛-나노' 내달 발사 예정

2027년 민간 전용 발사장 구축 추진…팰컨9 같은 '재사용 로켓'도 개발

[여수=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 이전을 통해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누리호 4호기는 오로라·대기광 관측과 우주 자기장·플라스마 측정 등을 위한 위성 13기가 탑재됐다. 2025.11.27. hwang@newsis.com

[여수=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 이전을 통해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한 누리호 4호기는 오로라·대기광 관측과 우주 자기장·플라스마 측정 등을 위한 위성 13기가 탑재됐다. 2025.1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의 우주 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쏘아 올린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발판 삼아 이제는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오는 12월 국내 민간 우주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첫 상업용 발사체 발사가 예정된 것이.대표적이다.

정부는 누리호 등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동시에 개별 기업이 하기 힘든 인프라 구축,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재사용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하는 등 뉴스페이스 시대를 위한 '양축 체제'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韓 최초 민간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이어 내달 우주로

누리호 4차 발사에 이어 다음달 예정된 이노스페이스의 '한빛-나노' 발사가 한국의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전망이다. 국내 첫 민간 상업용 우주발사체 한빛-나노는 12월17일(현지 시각)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한빛-나노는 저궤도에 투입되는 소형 발사체로, 우주항공청으로부터 상업 발사체 발사 승인을 받은 한국 최초의 민간 우주발사체이기도 하다. 제원의 경우 높이 21.8m, 직경 1.4m의 2단형 우주 발사체로, 1단에 추력 2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 1기, 2단에 추력 3톤급 액체메탄 로켓엔진 1기를 장착한다.

한빛-나노를 활용한 이노스페이스의 스페이스워드 미션은 다국적 소형 위성 5기와 실험용 탑재체 3기 등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것이 골자다. 고객 위성을 고도 300㎞,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LEO)에 투입하고, 실험용 탑재체의 고객 임무도 동시 수행하게 된다. 궤도 투입 목적의 소형위성 5기, 비 분리 실험용 장치 3기 등 정규 탑재체 총 8기 외 브랜딩 모델 1종도 탑재한다.

한빛-나노 발사는 누리호가 공공 임무 수행을 위한 '중대형 공공 발사' 체제를 확고히 한 이후 '소형 상업 발사' 분야에서 민간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누리호가 정부 주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 우주 역량을 상징한다면, '한빛-나노'는 민간의 혁신과 상업성을 대변하며 한국 우주 산업의 '양축 체제' 구성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에 발사체 기술 이전 속도 내는 정부…민간 전용 발사장 등 인프라 지원도 확대

이노스페이스의 민간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 발사체가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8~19일(브라질 시간) 이틀간 수행된 발사 리허설(WDR) 절차 중 발사대에서 기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노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노스페이스의 민간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 발사체가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8~19일(브라질 시간) 이틀간 수행된 발사 리허설(WDR) 절차 중 발사대에서 기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노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민간 기업의 우주 개발 움직임이 빨라지자, 정부도 이에 발맞춰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우주항공 분야 최선도국인 미국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아닌 민간 기업이 발사 서비스를 주도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스페이스X와 재사용 발사체 팰컨9이 대표적이다. 스페이스X가 NASA는 물론 미국 내외의 발사 수요를 대부분 감당하면서 발사 비용은 낮아지고 발사 빈도는 크게 늘었다. 이를 통해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당장 미국 수준의 생태계를 갖추기는 어렵더라도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협력한 첫 민관 합동 발사가 성공한 만큼 뉴스페이스 생태계 구축의 토대는 갖추게 된 셈이다. 실제로 우주항공청은 민간 전용 발사장 신설도 추진 중이다. 현재 한국의 유일한 우주 발사장인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사실상 공공 발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민간 기업이 상업 발사를 하기에는 시설 이용에 제약이 따랐다.

이에 우주항공청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민간 전용 발사장 신설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새로운 발사장은 민간 기업의 다양한 발사 수요에 맞춘 최적화된 시설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민간 전용 발사장 구축까지 다소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우주항공청은 기존 나로우주센터도 민간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의 기존 시설 일부를 민간에게 즉시 개방하고, 발사 전 준비 과정과 실제 발사 운영에 민간 참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주항공청은 '민간기업 나로우주센터 사용 절차 안내서' 등을 마련해 민간기업이 나로우주센터 시설·장비와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표준 절차를 담고 있다. 사전협의, 신청, 심사, 허가, 발사, 사후 조치 등 전 과정을 규정하기도 했다.

나로우주센터라는 기존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민간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경험 축적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4차 누리호 성공으로 민간 이전 우려 해소…정부, 이젠 '재사용 발사체' 개발 주도 나서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과 일본, 러시아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이륙해 궤도에 진입했다. 2025.08.02.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과 일본, 러시아의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1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이륙해 궤도에 진입했다. 2025.08.02.

정부는 인프라 확충과 함께 기술 이전 가속화 및 미래 기술 선점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역할을 분담하며 민간 우주 시대를 지원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쌓인 핵심 발사체 기술과 인프라를 민간 기업에 신속히 이전하는 방안 모색에 나서면서 민간의 초기 기술 개발 부담을 낮추고 있다. 민간이 중소형 발사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민간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운 영역, 즉 우주 수송의 혁신을 가져올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직접 추진하며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최근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수정계획을 의결하고, 누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의 개발 방향을 메탄 기반의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할 것을 확정했다.

이는 저비용·고빈도 발사가 필수적인 뉴스페이스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첨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정부가 고난도 재사용 기술 개발을 맡고, 민간이 상업 발사 주도권을 쥐는 역할 분담이 이뤄지면서 민관 양축 체제가 확고히 구축되는 모습이다.

누리호 4차 발사에 이어 이노스페이스의 한빛-나노 발사까지 성공적으로 완수된다면 한국이 뉴스페이스 시대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본격적인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전한 뉴스페이스 시대의 도래를 위해서는 결국 발사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경제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정부가 누리호의 다음 단계로 재사용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천명한 만큼 향후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역량이 한층 더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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