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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타일라 영입…'아프로비트' 본격 진출 교두보 마련

등록 2025.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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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지먼트 JV 설립, '아프리카 음악 베테랑'과 맞손

방시혁 의장, 아프로비트에 일찍감치 관심…신흥시장 개척 잰걸음

[서울=뉴시스] 타일라. (사진 = 홈페이지 캡처) 2025.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타일라. (사진 = 홈페이지 캡처) 2025.1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글로벌 아티스트 타일라(Tyla)의 영입을 깜짝 발표했다. 특히 하이브가 타일라 영입을 위해 아프리카 음악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점을 눈여겨볼만하다. 이번 영입은 스타 영입이라는 단발성 이벤트이 아닌, 하이브의 멀티홈·멀티장르 전략을 아프리카 음악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17일 K-팝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타일라를 영입했다고 전날 밝혔다. 하이브 미국 법인 하이브 아메리카가 아프리카 음악계 베테랑이자 타일라의 공동 매니저 브랜드 힉슨(Brandon Hixon), 콜린 게일(Colin Gayle)과 합작법인 NFO LLC를 설립해 성사됐다. 하이브 아메리카가 해당 법인 지분 과반 이상을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타일라는 아프리카에 뿌리를 둔 음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단기간에 성장한 싱어송라이터다. 현재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약 3700만 명, 틱톡 팔로워 약 1500만 명을 보유했다.

타일라는 특히 '챌린지 아이콘'이다. 2023년 발매한 싱글 '워터(Water)'는 틱톡 안무 챌린지로 관련 해시태그 조회수 100억 회를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이끌었다. 최근 공개한 '샤넬(Chanel)' 역시 각종 숏폼 플랫폼에서 챌린지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곡은 빌보드 '글로벌 200' 등 주요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앞서 타일라는 '2024 그래미 어워즈'에서 22세의 나이로 '베스트 아프리칸 뮤직 퍼포먼스(Best African Music Performance)'를 받으며 최연소 아프리카 출신 그래미 수상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이번 합작법인(JV) 설립을 계기로 하이브는 타일라의 음악 제작·퍼블리싱·투어 등 음악 활동을 지원한다. 브랜드 파트너십·IP 사업 협업 등 다각적 사업 분야 시너지도 모색한다. 타일라와 하이브 산하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전망된다.
[AP/=뉴시스] 타일라

[AP/=뉴시스] 타일라

무엇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하이브는 아프리카 지역 신예 아티스트 발굴·육성 체계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가 타일라 영입과 JV 설립을 계기로 '아프로 팝'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모양새다.

게일과 힉슨 모두 아프리카 음악 베테랑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자메이카계인 게일은 2016년 설립한 엔터테인먼트사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Africa Creative Agency)를 통해 아프리카계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끌어왔다. 힉슨은 흑인음악 중심의 경력을 쌓으며 힙합 그룹 데 라 소울(De La Soul), 아콰피나(Awkwafina) 등과 협업했다.

하이브가 현지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이브는 2021년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하며 확보한 현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방탄소년단, 세븐틴 등 소속 아티스트의 미국 주류 시장 진출을 이끌었다. 또한 장르별 전문가가 포진한 컨트리 레이블 빅머신레이블그룹(BMLG)과 힙합 레이블 QC미디어홀딩스는 안정적인 아티스트 라인업을 기반으로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에는 게펜 레코드와 협업,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를 미국 최고 걸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하이브는 라틴 음악 시장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전개했다. 2023년 설립된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현지 신인 발굴과 소속 아티스트의 라틴 시장 진출을 병행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지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산토스 브라보스'는 K-팝 제작 방법론을 라틴 음악 시장에 접목했다. 밴드 '모랏'은 제26회 라틴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최근 하이브는 인도에 신규 법인 하이브 인디아를 설립하며 멀티홈·멀티장르 전략의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말 기준 스포티파이 아프로비트 장르 음악 청취자가 전년 대비 22%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대륙 14억 인구와 전 세계 2억 명 규모의 아프리카계 디아스포라를 성장의 핵심 배경으로 꼽고 있다. IFPI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음악 시장은 2024년 전년 대비 22.6% 성장하며,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방시혁. (사진 = 하이브 제공) 2025.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방시혁. (사진 = 하이브 제공) 2025.1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방시혁 하이브 의장 또한 일찍부터 아프리카 음악의 성장성에 주목해 왔다. 2023년 CNN 인터뷰에서 방 의장은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의 점유율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반면, 라틴 음악과 아프로비트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톺아봤다. 방 의장이 제작에 참여한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도 음악에서도 아프리카 사운드를 적극 활용해왔다. 르세라핌이 지난 2022년 발매한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은 라틴 리듬이 가미된 아프로 라틴(Afro-Latin) 스타일의 팝 장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난 5월 선보인 '러브 랭귀지(Love Language)는 하우스의 요소와 아프리카 리듬과 사운드를 융합한 '아프로 하우스' 장르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하이브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브랜드 힉슨과 콜린 게일의 전문성, 하이브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자원을 결합해 아프리카 아티스트들의 예술적 재능이 전 세계 팬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연결고리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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