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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독재 시리아 전 대통령 가문 호화판 생활 지속

등록 2025.12.23 07:29:32수정 2025.12.23 08: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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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행위로 악명 높았던 바샤르 전 대통령

모스크바의 고급 주거지 별장서 딸 생일 파티

사단장 출신 사촌 동생 마헤르도 마천루 생활

딸은 UAE 오가며 호화 생일 파티 사진 올려

[서울=뉴시스]유럽 최고층에 있다는 식당으로 홍보되는 모스크바의 최고급 식당 식스티에서 내려보는 모스크바 전경. 시리아 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가 자주 들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식스티 레스토랑. NYT에서 재인용) 2025.12.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럽 최고층에 있다는 식당으로 홍보되는 모스크바의 최고급 식당 식스티에서 내려보는 모스크바 전경. 시리아 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가 자주 들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식스티 레스토랑. NYT에서 재인용) 2025.12.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5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하며 잔혹한 독재를 폈던 아사드 가문이 러시아의 보호 아래 호화판 삶을 지속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사드 가족의 삶에 대한 세부 사항은, NYT가 정권 최고위 인사 55명의 행방을 추적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아사드 일가의 호화로운 망명 생활은 개인 전용기와 차량 행렬을 타고 모스크바로 탈출한 순간부터 시작됐다.

러시아 보안기관의 밀착 경호 아래, 그들은 먼저 주당 최대 1만3000 달러(약 1925만 원)에 달하는 포시즌스가 운영하는 호화 아파트에 머물렀다.

이후 아사드 일가는 62층 건물의 복층 펜트하우스로 옮겼다. 모스크바 엘리트들이 즐겨 찾는 최고급 식당이 있는 건물이다.

이들은 다시 모스크바 서쪽 외곽의 고급 주거지 루블료프카에 있는 별장으로 옮겼다.

이 지역은 러시아 엘리트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럭셔리 빌리지’ 쇼핑 단지도 갖추고 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이 아사드 일가의 이동을 관리하고 있고, 가족에게 공개 발언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 2월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24살 먹은 아들 하페즈 알 아사드가 소셜 미디어에 가족들의 탈출 과정을 올리고 모스크바 거리를 걷는 자신의 영상을 올리면서 러시아 당국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바샤르의 사촌 동생 마헤르 알 아사드는 모스크바 중심부 마천루 빌딩인 캐피털 타워스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헤르는 시리아 군 제4 사단장 출신으로 비무장 시위대에 발포하고 ‘항복할 때까지 굶어 죽게 만드는’ 포위를 자행했으며 지역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해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인물이다.

지난 6월 마헤르가 인근 쇼핑·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 아피몰에 있는 유행하는 물담배 바 먀타 플래티넘에서 찍힌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

[서울=뉴시스]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조카 샴 알 아사드가 두바이에서 가진 22살 생일 파티 사진에 에르메스, 디오르, 샤넬 등 명품 핸드백들이 가득 있다. (출처=인스타그램, NYT에서 재인용) 2025.12.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조카 샴 알 아사드가 두바이에서 가진 22살 생일 파티 사진에 에르메스, 디오르, 샤넬 등 명품 핸드백들이 가득 있다. (출처=인스타그램, NYT에서 재인용) 2025.12.23.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사드 가문의 딸들은 호화 파티를 수시로 열고 있다.

아사드와 마헤르의 딸들은 모스크바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오가면서 호화 파티를 즐긴다.

정권이 무너진 지 불과 몇 주 뒤, 바샤르의 딸 제인 알 아사드는 아부다비에 있는 소르본 대학교 분교로 학업에 복귀했으며 덩치가 큰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았다.

한 시리아 출신 학생이 단체 대화방에서 제인은 “환영받지 못한다”고 밝힌 뒤 대화방이 폐쇄됐고 그 학생은 에미리트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학교에서 쫓겨났다.

제인 알 아사드는 모스크바 국립 국제관계대학에서도 수학하고 있었고, 지난 6월 그곳에서 졸업장을 받았다. 졸업식 사진에는 그녀의 형제들과 어머니가 함께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난달 아사드가 모스크바 교외의 별장으로 친구와 러시아 당국자들을 초대해 탈 제인의 22살 생일을 축하하는 호화판 파티를 열었다.

마헤르의 딸 샴 알 아사드도 지난 9월 두바이의 프랑스 레스토랑과 개인 요트에서 22번째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치렀다.

두 여성의 비공개 인스타그램에는 생일 파티를 찍은 사진들이 잔득 올라와 있다.

샴 알 아사드의 생일 파티 사진 한 장에는 숫자 22 모양의 금색 풍선이 에르메스, 샤넬, 디올 같은 명품 브랜드 쇼핑백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샴페인 폭죽에 둘러싸인 프랑스 레스토랑 바가텔의 파티 장면이 담긴 사진도 있다. 환호하는 군중 속에서 그녀가 크리스탈 샴페인 병을 흔드는 모습이 나온다.

파티는 다음 날 ‘스텔스 요트’라는 이름이 조명으로 새겨진 요트에서 이어졌고, 디제이와 번쩍이는 스트로브 조명이 함께했다.

두바이의 요트 임대 회사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도 이 파티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이 요트는 몇 시간 대여하는 데만 수천 달러가 들고, 디제이와 바텐더, 공연자를 추가하면 수천 달러가 더 든다.

한편 바사르는 함께 망명한 측근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샤르의 수행 비서였던 사람은 지난해 12월 모스크바로 급히 도주하면서 여권도 옷가방도 챙기지 못한 상태였다.

포시즌스의 호화 아파트까지 동행한 그는 다른 2명의 아사드 측근과 별도의 스위트룸을 쓰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호텔 직원이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의 청구서를 들이 밀자 이들이 바샤르에게 연락했지만 바샤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러시아 당국자들이 이들을 다른 하급 정권 인사들과 함께 소련 시절에 만든 러시아 군사 시설로 옮겨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무일푼이였던 수행비서는 시리아로 돌아갔다.

그는 지금 산간 마을에서 가족과 조용히 살며 눈에 띄지 않기를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재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다른 전직 당국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간신히 버티고 있다. 아사드 일가는 그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

반면 바샤르의 사촌 동생 마헤르는 측근 장교였던 사람들이 아파트를 구하거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돈을 보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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