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금융위 과장급 이탈 러시…무슨 일

등록 2026.01.15 09:59:2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금융위 핵심부서 과장 3명 삼성·메리츠증권 등으로 연이어 이동

연이은 재취업 성공 사례에…우수 인력부터 업계로 스카우트


금융위 과장급 이탈 러시…무슨 일


[서울=뉴시스]우연수 최홍 기자 = 금융위원회 과장급(부이사관) 공무원들의 잇단 이탈 조짐에 내부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그간 간헐적으로 이동이 있어오긴 했지만 핵심 부서를 맡은 과장급 인사들이 동시에 재취업 절차에 나선 사례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3명의 과장급 공무원들이 재취업 심사를 받고 있다. 3명 모두 주요 정책 라인을 담당해온 인물들이라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자산운용 정책을 담당하는 A과장은 메리츠증권이 대관 조직을 새로 꾸리는 과정에서 합류하게 됐다. 증권사 내 대관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을 꿰뚫는 인력 수요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B과장은 이미 금융권으로 자리를 옮긴 행정고시 선배인 송현도 삼성증권 부사장이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로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사 특채 출신인 C과장은 자본시장 조사 업무 경력까지 더해져 법무법인 광장으로의 이동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과장급 인사들이 동시에 공직을 떠나는 배경에는 민간 회사들 중심으로 관 출신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은 모두 역점사업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있어 정책 방향과 감독 기조를 정교하게 읽어낼 수 있는 대관 인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A과장의 경우 메리츠증권 외 다른 금융회사로부터도 이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본시장 조사 관련 경력을 둘러싼 법무법인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인 이른바 '패가망신법' 시행 이후, 조사·제재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또 다른 주요 배경에는 앞서 나간 금융위 출신이 민간 금융회사 핵심 보직을 맡으며 성공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내부에서는 이들이 일종의 레퍼런스로 작용하면서 금융위 후배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시 44회인 선욱 전 과장은 국장급 승진이 유력하던 2022년 말 메리츠화재로 자리를 옮겨 ESG경영실 전무를 맡았다. 이후 그는 경영지원실장(부사장)으로 승진해 현재 회사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행시 43회 송현도 삼성증권 기획실장도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도 2023년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자리를 옮긴 지 1년여 만에 핵심 보직을 꿰찼다. 삼성 계열사는 최근 관료 출신 중용 흐름이 뚜렷하다. 삼성선물에는 행시 37회 출신 김인 대표이사가 있고, 삼성생명에는 행시 48회 이동욱 기획팀장(상무)이 있다.

한화생명에도 최근 금융위 출신 이한샘 경영기획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윤동욱 전 금융위 서기관(행시 51회)이 경영전략실 담당 임원 상무로 있다.

이들이 단순 외부 인재로 남는 게 아니라 회사 내부의 인사이더로 자리 잡아 주류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가시화되면서 공직 내부에서도 민간 기업으로의 이직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연봉 격차도 무시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반면 공직생활을 마친 공무원들이 관행적으로 이동하던 공공기관장 등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직의 보람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환경 변화가 누적되는 것 같다"며 "이탈 흐름이 일시적인지 계속될 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