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제조사도 전전긍긍…삼성은 '인상', 애플은 '동결' 왜?[칩플레이션 패닉下]
메모리 값 폭등에 제조사 원가 부담 '한계'…원가 상승분 흡수 어려워져
삼성, 갤S26 인상 가닥…애플, '생태계 확장' 위해 아이폰18 동결 가능성
삼성 하드웨어 마진 vs 애플 플랫폼 파워…양사 대응 방식 '극과 극' 될까

애플 아이폰, 삼성전자 갤럭시 등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의 제품 모습.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올 초 출시된 최신 노트북 등의 경우 이전 세대 모델보다 출시가가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이상 뛰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고, 이른바 '조립형 PC' 등의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올해 출시될 최신 스마트폰 모델에도 이같은 압박이 고스란히 가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위기 대응 방식을 두고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행보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삼성전자가 차기작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반면, 애플은 아이폰18 시리즈의 가격 동결을 검토하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메모리 값 2배' 원가 압박에…삼성, 신제품 가격 인상 선택 불가피할 듯
실제로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은 이달 초 열린 'CES 2026'에서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가격마저 퀄컴의 공급가 인상으로 대당 200달러 수준에 달하면서 하드웨어 판매 수익에 의존하는 삼성전자로서는 더 이상 원가 상승분을 자체 흡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6 울트라 등 최상위 모델의 경우 시작 가격이 180만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작인 갤럭시 S25 울트라의 시작 가격은 169만8400원이었다.
이미 올해 출시된 '갤럭시 북6 프로' 등 노트북 라인업 가격이 전작 대비 수십만원 폭등한 점도 스마트폰 가격 인상설에 힘을 싣고 있다. 갤럭시 북5 프로의 가격은 176만8000~280만8000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출시된 갤럭시 북6 프로는 260만~351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22/NISI20251022_0021024770_web.jpg?rnd=20251022132516)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7회 반도체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5.10.22. [email protected]
'SW 생태계' 완성한 애플의 배짱…부품값 올라도 아이폰 가격 동결해 점유율 확보 모색
부품값 상승이라는 똑같은 악재를 마주하고도 애플이 동결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는 배경에는 강력한 '서비스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의 전략은 명확하다. 하드웨어에서 손해를 보거나 이익률이 낮아지더라도, 일단 기기를 보급해 사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가두는(락인·Lock-in)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올해 애플의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본격 등장할 것으로 예고된 만큼 글로벌 확산을 위해서라도 신규 기기 보급 속도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실제로 애플의 실적 지표를 보면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가 드러난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10~12월) 실적에 따르면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437억6000만 달러(약 206조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이 가운데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애플 뮤직, 애플 원(Apple One) 등 서비스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한 300억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약 21%를 책임지며 강력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폰 매출인 852억6900만 달러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 만으로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기기 사용자들이 매달 지불하는 구독 서비스료와 결제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회수하는 생태계 모델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이에 신작 아이폰 가격을 동결해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추가적인 이익으로 이어질 수 가능성이 더 크다.
애플에게 있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등은 그 자체로 완제품인 동시에 고(高) 마진 서비스 상품을 팔기 위한 플랫폼 역할까지 할 수 있다. 하드웨어 마진의 영향이 큰 삼성보다 여유 체력도 강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플 만큼 생태계 파급력 내기 힘든 삼성…'제값 받는 프리미엄' 전략 먹힐까
시장에서는 이번 칩플레이션 국면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시장 점유율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가격 인상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가격을 동결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으로 이동할 수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최고 사양의 카메라와 AI 기능을 무기로 '제값 받는 프리미엄' 전략을 성공시킨다면 수익성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칩플레이션이 IT 기기 업계 전반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의 '칩 구매력'이 생존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거대 기업의 경우 최대한 원가 부담을 흡수하고 제품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의 대응이 가능하지만, PC·노트북·게임기 등을 제조하는 중소업체들은 아예 폭등한 칩 가격에 짓눌려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이처럼 부품값 폭등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리더십'과 애플의 '플랫폼 파워'가 격돌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중소업체들이 원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지갑이 어느 쪽으로 열릴 지에 따라 향후 글로벌 IT 제품 시장의 주도권 향방부터 업계 전반의 생존까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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